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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헌재 "종신형 받은 마피아 조직원에도 휴가 인정돼야"

송고시간2019-10-24 18:26

정치권은 반발…살비니 "파괴적이고 역겨운 결정" 비판

이탈리아 교도소 전경. [ANSA 통신]

이탈리아 교도소 전경. [ANSA 통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중범죄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인 마피아 조직원이나 테러리스트들에게도 일시적 휴가가 인정돼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헌재는 23일(현지시간) 심리를 열어 이들이 다른 조직범죄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휴가를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80∼1990년대 마피아 조직원들에 의한 살해·납치·테러 등의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들을 겨냥한 엄격한 종신형 규정을 도입했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마피아 출신 재소자의 경우 다른 조직원들이 저지른 범죄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휴가를 일절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 핵심이다.

다른 조직원들과 지속해서 접촉하며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아 잠시라도 바깥세상을 허락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헌재는 이러한 조치가 재소자 인권 차원에서 지나치게 가혹하고 다른 재소자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이들에게 휴가를 주기에 앞서 자신이 속한 조직과 완전히 관계를 끊고 교도소 내 재교육을 통해 충분히 교화됐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는 점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종신형을 받은 마피아 조직원들을 겨냥한 이탈리아의 종신형 제도가 부당하다며 지난 6월 1심에 이어 이달 8일 항소심에서도 개선 권고를 내린 뒤 나온 것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ECHR은 이탈리아 남서부 칼라브리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피아 '은드랑게타' 조직원 마르첼로 비올라의 소송 건을 심리한 끝에 이러한 권고 결정을 내렸다.

비올라는 여러 건의 살인·절도·납치 등의 혐의가 인정돼 1999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정치권은 관련 법 규정을 수정·보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내각의 관할 부처인 법무부도 헌재 결정에 부합하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의회 내에서는 헌재 결정을 부정하는 의견이 많아 법 개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극우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는 "대단히 파괴적이고 역겨운 결정"이라고 비난하면서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분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랫동안 마피아 조직원 추적·검거 활동을 해온 검사 세바스티아노 아르디타는 이번 헌재 결정으로 1980∼1990년대 시칠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으로 위세를 떨치다 최근 위축세를 보이는 '코사 노스트라'가 재조직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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