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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펜데레츠키 방한 무산…지원 줄어도 나아가야죠"

송고시간2019-10-24 17:04

2019 서울국제음악제 '인간과 환경' 주제로 개막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펜데레츠키 선생님께서 이틀 전에 연락하셨어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도저히 여행할 수 없게 됐다고, 한국 청중들에게 대신 인사를 전해 달라고…."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6)의 내한공연이 무산됐다. 서울국제음악제(SIMF)를 이끄는 류재준(49) 예술감독은 24일 강남구 풍월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류재준의 스승인 펜데레츠키는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으로 추앙받으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장이다. 1960년 관현악곡 '아나클라시스',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 등으로 독자적인 작곡 기법을 확립했으며, 1992년에는 한국 정부에서 위촉받아 '한국'이라는 부제를 붙인 교향곡 5번을 서울에서 KBS교향악단과 초연하기도 했다.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오푸스 제공]

올해 서울국제음악제는 메인 지휘자인 펜데레츠키의 부재 외에도 재정적 어려움 속에 출발했다. 류 예술감독에 따르면 작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로부터 3억원가량을 지원받았지만, 올해 국비 지원금은 73% 삭감된 8천만원이었다.

그는 2016년에도 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행사 지원사업 공모에서 탈락한 이유가 외부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13년 친일 이력의 작곡가 홍난파를 기리는 난파음악상 수상을 거부한 것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용산 참사 등 사회적 이슈 관련 발언을 피하지 않아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지원금이 전액 삭감되는 불행한 일을 겪었는데, 올해는 예술위에서 '작곡가 본인이 운영하는 개인 기획사가 본인의 창작곡을 연주하는 기형적 포맷'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팔자거니 합니다. 축제를 끌고 갈 아이디어와 계획은 있지만, 이 일을 더 해야 할지 회의적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아가야죠."

쉽지 않은 여건 속에 마련됐지만, 프로그램은 알차다. 인간이 직면한 환경 문제를 상기하고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는 취지에서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삼았다.

지난 22일 개막연주회는 헝가리 죄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토' 등을 연주했다. 류재준은 "많은 분이 '이제까지 들은 건 버르토크가 아니었다'며 죄르 필하모닉의 무대를 극찬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특별공연 '다뉴브 강가의 촛불'로 한국과 헝가리 교류 30주년을 축하하면서, 동시에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국인들을 추모했다.

오는 26일은 한국과 폴란드 수교 30주년 기념 무대로 꾸민다. 펜데레츠키의 빈 자리는 폴란드 지휘자 마쉐 투렉이 채운다. 펜데레츠키의 대표작 '성 누가 수난곡'이 국내 초연되는 자리다.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표현한 곡으로, 오늘날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비극이 우리의 일임을 자각하고 어리석은 참상을 멈추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27일과 29일은 폴란드 크라쿠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가 유렉 뒤발의 지휘로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도 다채로운 실내악 공연이 청중을 기다린다.

티켓은 서울국제음악제 홈페이지와 예술의전당, 인터파크에서 살 수 있다. 공연은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SIMF) 예술감독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SIMF) 예술감독

(서울=연합뉴스)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SIMF) 예술감독이 24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축제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오푸스 제공]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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