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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文정부, 재벌개혁 사실상 포기…입법 핑계만"

송고시간2019-10-24 16:00

"시행령·지침 개정으로도 개혁 시작할 수 있어"

경실련 30주년 기념토론회
경실련 30주년 기념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경제정의와 재벌개혁'을 주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30주년 기념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9.10.24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실련 창립 30주년 기념토론회 '경제정의와 재벌개혁'에서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은 공약 자체도 실효성이 의문이었으나 이마저도 입법의 어려움을 핑계로 사실상 재벌개혁은 포기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이나 차등의결권 도입 검토, 개인정보보호법 개악 등 오히려 친재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 개정보다 시행령이나 지침 개정 등 대통령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개혁부터 시작해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선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을 기다리기보단 거래소 상장규칙을 바꿔 비지배 주주 다수결 규칙을 도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비지배 주주 다수결 규칙이란 총수를 제외한 '비지배 주주'들만 의결에 참여할 수 있는 사항들을 별도로 정하는 제도다. 2012년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제도로 재벌 총수의 사익 편취 등을 차단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철저히 적용하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수 있으며 보험업법 감독규정 개정으로 금융그룹감독법 입법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그룹감독법은 대기업 계열의 금융회사가 계열사 부실로 함께 위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본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보험업법 감독규정을 바꿔 계열사 지분 보유를 제한하면 새로운 법을 만들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수요 독점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경제 개혁 실행 방안을 만들고 내년 총선 전에 각 당과 개별 후보자에게 지지 여부를 밝히도록 요구하는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박 교수에 앞서 김호균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이사장(명지대 교수)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포용적 성장'의 실상은 바람직한 모습과 거리가 멀고 불평등 완화 대책은 언급조차 없다"며 "경제성장률 하락을 저지하기 위한 응급 처방만 있을 뿐 장기적인 전략도 찾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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