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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간 못푼 수학난제, 세계 PC 50만대 연결해 풀었다

송고시간2019-10-24 14:07

영·미 수학자, 마지막 미제 33, 42…17자리 수 3개 조합 찾아내

'모델의 3' 3번째 조합, PC 50만대로 불과(?) 7시간만에 해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과 유럽 수학자들이 세계 각국의 PC 50만대를 연결해 계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발한 방법으로 60년 이상 풀지 못했던 수학계의 오랜 난제를 푸는데 성공했다.

어떤 정수를 3번 곱한(3승) 수(입방수)를 3개 더하거나 빼서 1~100을 만드는 문제로 마지막까지 미제로 남아있던 42가 되는 3개 수의 조합을 64년만에 찾아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문제는 1950년대 영국 수학자 루이스 모델(Louis Joel Mordell)이 생각해 냈다. 예를 들어 1의 3승+1의 3승+1의 3승은 3이다. 4와 4, 마이너스 5의 조합에서도 각각 3승해 더하면 64+64-125가 돼 합계는 3이 된다.

모델은 논문에서 "이 2가지 조합 외에 3을 만들 수 있는 조합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답을 찾는 건 대단히 어려울게 틀림없다"고 썼다.

1955년에는 3 뿐만 아니라 3개의 숫자를 조합해 1부터 100까지의 수를 모두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로 발전했다. 정수론의 중요한 정리인 '모델의 정리'(Mordell's theorem)를 발견한 대(大)수학자가 제기한 문제인 만큼 전세계 수학자가 들떠 문제풀기가 시작됐다.

수(手)계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컴퓨터를 이용해 닥치는대로 답 찾기에 나서 2016년까지 33과 42를 제외한 모든 수의 답이 나왔다. 13이나 14 처럼 9로 나눈 후 4나 5가 남는 수에는 답이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어 올해 봄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앤드루 부커(Andrew Booker) 교수(정수론)가 대학 슈퍼 컴퓨터로 3주 동안 계산한 끝에 33이 되는 수의 조합을 찾아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42는 10배 이상의 계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명됐다. 할 수 없이 취지에 찬동하는 전세계 자원봉사자의 PC를 연결해 계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채리티 엔진'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부커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앤드루 서덜랜드(Andrew V. Sutherland ) 교수와 협력해 몇달간에 걸쳐 전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9월 50만대의 PC가 이틀간 계산을 하도록 해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42의 답을 찾는데 성공했다.

답은 8경538조7천388억1천207만5천974와 8경435조7천581억4천581만7천515, 그리고 1경2천602조1천232억9천733만5천631의 17자리수 3개 였다.

부커 교수는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답을 찾아내 놀랐다"면서 "지구 규모로 넓힌 컴퓨터와 효율적인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말했다.

내친 김에 프로그램 개량을 거듭해 궁극적인 목표인 3이 되는 3개수의 3번째 조합인 '모델의 3'도 찾아냈다. 이 답은 '불과' 7시간 계산으로 풀었다고 한다. 무려 21자리 수 3개의 조합이었다. 답은 5해(垓)6천993경6천821조2천219억6천238만720, 5해6천993경6천821조1천135억6천349만3천509, 그리고 47경2천715조4천934억5천332만7천32였다.

어떤 문제에 해답이 있을까, 아니면 없을까. 그런 문제는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의 이름을 따 '디오판토스 문제'라고 불린다. 해답을 찾는데 350여년이 걸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도 그중 하나다. 서더랜드 교수는 "모델이 맨 처음 가졌던 의문인 3의 새로운 답을 제시하게 돼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로써 100 이하의 수를 만드는 3개의 수 조합은 모두 풀렸지만 1천 이하까지는 아직 8개를 풀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답은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을 게 틀림없다. 이걸 모두 풀 수 있을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계산량에서 어떻게 불필요한 계산을 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커 교수는 "어디까지 찾아야 답을 발견할 수 있을지 정확한 추산은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결국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르고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을지 모르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덜랜드 교수도 "현재로서는 해답이 무작위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모든 걸 통제하는 무엇인가가 틀림없이 있을 테니 정수(整数)의 심원한 구조를 들여다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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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제공=연합뉴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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