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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부인 전략' 자충수 됐나…법원 "혐의 상당부분 소명"

"혐의 전부 부인하고 증거인멸 고의성 없다" 주장 전부 기각
영장심사 출석하는 정경심 교수
영장심사 출석하는 정경심 교수(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10.23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법원이 24일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이 범죄사실에 포함된 상황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하며 불구속 재판을 주장한 정 교수 측 변론전략이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됨"이라며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46자로 간단히 설명했다.

법원은 결국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변호인단은 "11가지 범죄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법리적으로도 죄가 되지 않는다. 증거인멸의 고의성이 없었고, 장기간 광범위한 수사가 이뤄졌으므로 공정한 재판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구속영장이 기각돼야 한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영장전담판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혐의가 절반 정도 소명됐는데 무죄를 다투고 있다면 방어권을 위해 영장을 기각해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혐의 대부분이 소명됐고 실형 선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면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검찰 입장에서는 다툼의 여지 없이 확실한 범죄사실만 구속영장에 넣은 전략이 통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검찰은 정 교수를 사모펀드 운용사 실소유주인 5촌 조카 조범동(37·구속기소)씨로부터 투자금 10억원을 돌려받은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있으나 구속영장에는 적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 이외에도 추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조국 전 장관 외출
조국 전 장관 외출(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고 있다. 2019.10.24 jjaeck9@yna.co.kr

채용비리·허위소송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조 전 장관 동생 조모(52)씨 사건이 양측의 이같은 전략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조씨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두 가지 혐의 가운데 허위소송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을 제일 먼저 사유로 들었다. 허리디스크 등 건강 문제로 수감생활이 어렵다는 항변도 받아들였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씨 영장이 기각되면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법원이 이번 수사를 '특별한 사건'으로 취급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상황"이라며 "범죄사실을 하나라도 인정하면 서초동을 촛불로 채운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3심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 구속영장 발부를 계기로 법원에 대한 비판이 전관예우 근절 등 전면적인 사법개혁 요구로 번질지 주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검찰이 내민 손을 법원이 덥석 잡았다"며 "그것은 '전관예우'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수십 조에 이르는 사법시스템의 기득권을 '우리 함께 지키자'는 간절한 요청이었다"고 주장했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24 11: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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