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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가 뜬다] ① '출시 첫 달 5억원 돌파' 부산 동구 e바구페이

쇠퇴한 원도심 주민 희망이자 지역경제 살릴 효자로 부상
부산 동구 지역화폐 'e바구페이'
부산 동구 지역화폐 'e바구페이'[부산 동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편집자 주 = 전국 지자체가 경기침체 속에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습니다. 캐시백 혜택 등으로 지역화폐 결제금액이 늘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소득을 증대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화폐 정착을 위해 내걸었던 각종 혜택 탓에 자치단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전국 주요 지역화폐 도입 사례를 중심으로 성과와 과제 등을 조명하는 기획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처음엔 이게 뭔가 했는데, 점점 쓰는 사람도 늘어나고 받는 저도 기분이 좋아요."

부산 동구 수정시장에서 25년 넘게 만두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귀신(54) 씨는 요즘 단골들이 내미는 동구 지역화폐 'e바구페이'를 받을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든다.

김 씨는 "젊은이들도 이 카드를 쓸 때가 많고, 동네 어르신들도 자식들이 선물로 줬다며 카드를 자랑하기도 한다"며 "하루 손님 10명 중에 2∼3명은 이 카드를 쓰고 있는데 점점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를 비롯한 수정시장 상인들은 부산 동구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e바구페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상인들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없고, 체크카드와 거의 비슷한 데다 결제된 돈이 결국 지역에서 순환된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

원도심인 동구는 중구 등과 함께 한때 부산의 중심지였다.

주요 기관이 이전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인구도 쪼그라들었다. 2017년 기준 인구가 8만6천485명으로 10만명에도 못 미친다.

지역 경제 여건을 보면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체가 1만350개로 지역 내 76%를 차지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시장이 많아 온라인 쇼핑과 마트 이용 등 소비 패턴 변화에 취약하다.

자연스럽게 전통시장과 골목시장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2016년 부산 동구 수정시장 '차 없는 거리' 자료사진
2016년 부산 동구 수정시장 '차 없는 거리' 자료사진[부산 동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동구는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치하고 상권 활성화와 공동체 강화를 목표로 1년 전인 2018년 9월에 지역화폐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

그 결과 올해 8월 13일 부산 최초로 e바구페이를 출시했다.

동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화폐 명칭 공모를 벌여 이런 명칭을 정하고 올해 하반기 발행 규모를 25억원으로 잡았다.

e바구페이는 동구를 상징하는 브랜드인 '이바구'(이야기를 의미하는 경상도 사투리)의 의미를 담았다.

'e'는 'electronic'(전자)과 'economy'(경제) 첫 글자에서 따왔다.

'e바구페이'는 동구가 발행하고 관내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다. 충전식 선불카드다.

동구는 환전차익거래(일명 '깡') 문제를 해소하고 주민 편의성을 고려해 종이 상품권이 아닌 전자카드 형태로 발행했다.

상시 6%, 출시·명절 등 특판 시 10%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동구 내 전통시장, 소상공인 업체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지만, 백화점·대형마트·유흥업소 등은 제외했다.

동구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24%로 부산에서 높은 상황을 고려해 '어르신 품위 유지비'도 e바구페이로 지급할 수 있게 했다.

2014년 부산 동구청과 일대 모습
2014년 부산 동구청과 일대 모습[부산 동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출시 한 달 만에 예상액을 웃도는 5억원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9월 말 기준 실적을 보면 모두 2천825명이 신청해 발행액은 8억4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동구 관계자는 "동구는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로 인해 부산에서 가장 먼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며 "e바구페이 유통 활성화를 계기로 자영업자 매출 증대가 고용 창출과 세수 증가 등으로 이어져 그 자금이 다시 동구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지역 공동체도 활성화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구는 e바구페이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10% 인센티브를 연말까지 연장해 지급하고 기업이나 유관기관과 MOU를 체결해 발행액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 부서별 각종 포상과 인센티브 지급 시 e바구페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부산시도 지역화폐 트렌드에 뛰어든다.

올해 7월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가 부산시의회를 통과했다.

부산시는 올해 안에 300억원의 지역화폐를 시범적으로 발행하고 내년에는 1조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pitbul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23 09: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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