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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 이은결, VR·5G 공부에 푹 빠진 까닭은

'이천 국제 일루전 페스티벌' 총감독 맡아
"마술, 생각의 경계 무너뜨리는 예술…핵심은 신비감"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이은결[EG프로젝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마술은 고대 주술에서 시작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해졌죠. 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 있어요. 바로 '신기함'입니다."

1세대 한국 마술의 역사를 짚을 때면 이은결(38)의 이름이 가장 먼저 오르내린다. 20년 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거리 공연으로 첫발을 뗀 그는 국제마술사협회(FISM)가 3년마다 여는 마술올림픽에서 2003년 2위, 2006년 1위를 휩쓸며 한국을 대표하는 마술사가 됐다.

이은결은 요즘 시간을 분, 초 단위로 쪼개 쓴다. 내년 개최를 목표로 한 '이천 국제 일루전 페스티벌'(가제) 때문이다. 마술의 비밀이 온라인에 낱낱이 까발려지는 시대, 이은결은 마술로 또 어떤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걸까. 그와 전화로 만났다.

◇ "기술 발전할수록 마술 언어 다양해져"

이은결은 2009년 제대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디지털카메라와 인터넷이 두렵다고 고백한 일이 있다. 아무리 참신한 마술을 선보여도 어떤 관객은 몇 시간 안에 그 비밀을 풀어냈다. 그로부터 또 10년이 흘렀다.

"요즘은 유튜브에 컴퓨터그래픽(CG)까지 동원해서 신기한 마술의 튜토리얼이 공개돼요. 문제는 사람들이 그 원리를 알게 됐을 때 더 흥미를 갖게 되는 게 아니라 마술이 생명력을 잃는다는 거예요. 무서운 영화처럼 한 번 보고 나면 다음에 보는 재미가 떨어지죠."

그는 해법으로 한 차원 넘어선 메시지를 제시했다. 신기한 기예를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마술을 하나의 언어로 활용해 종합예술로 승화시킨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그의 공연 브랜드 '더 일루전'을 보고 또 보는 것도 그 덕분이다. 2010년 초연한 이 공연은 누적 횟수 1천회, 관객 100만 명을 넘긴 히트작이다.

"과거에는 저도, 관객들도 '이 마술이 진짜일까? 가짜일까?'에 중점을 뒀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렇게 판단하기를 중단했어요. 마술은 생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예술이에요. 일루셔니스트란 마임, 퍼핏(인형), 프로젝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메시지를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는 생기 있는 목소리로 "정말 재미있다"고 받아쳤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무한대가 되는걸요. 물론 걱정되는 건 있죠. 너무 직접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면 상상력이 제한되거든요. 요즘은 역설적으로 지나치게 신기한 걸 하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해요."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이은결[EG프로젝트 제공]

◇ "이천 국제 일루전 페스티벌, 제대로 만들고 싶어"

이은결은 요즘 이천 국제 일루전 페스티벌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2009년 이천에 '이은결프로젝트'를 설립하고 10년째 작업을 이어온 인연이 있다. 내년 개최를 목표로 축제 총감독을 맡아 이천의 문화, 역사, 거리를 '일루전'을 주제로 스토리텔링해 이천을 '마법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공부도 짬짬이 한다.

도미니코 단테 세계마술연맹 회장, 케네스 찬 홍콩 마술협회 회장 등 세계적인 일루셔니스트들을 초청해 일루전 산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장기적으로는 일루전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테마파크 건설도 검토한다.

이와 관련해 이은결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일루전 산업 발전·육성전략' 세미나에도 발제자로 참여한다.

이천시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는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좌장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자리를 함께한다.

이은결은 "'일루전 페스티벌'은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요즘은 집에서 VR 기계로 여의도 불꽃축제를 생생하게 보고, 5G로 바다 건너 축제를 안방에서 즐기는 시대다. 이런 기술들을 활용하면 아날로그 공연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 축제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96년 마술을 시작한 뒤 생각보다 목표를 빨리 이뤘어요. 허무함이 따라왔죠. 목표가 현실이 됐을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게 바로 '한계점'이에요. 그렇다면 다음엔 어딜 가야 하지? 싶은 거죠. 이번 축제가 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하고 성장할 기회가 되길 바라요. 첫술에 배부를 순 없죠. 제대로, 환상적으로 만들고 싶어요."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이은결[EG프로젝트 제공]

cla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22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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