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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이총리 `친서휴대' 방일, 한일관계 복원 지렛대돼야

(서울=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도쿄 주재 신문사 특파원을 지내는 등 일본과 남다른 인연으로 한일 갈등 상황에서 줄곧 잠재적 '키맨'으로 관심을 끌어왔다. 그런 '지일파' 이 총리의 행보가 요즘 두 나라에서 더욱더 주목된다.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뒤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고 양국 관계 회복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18일 일본 언론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 필요성 질문에 "써 주십시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화법으로 볼 때 친서 휴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이 총리는 자신이 한일 정상 간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며 두 정상의 재직 중 문제 해결이 가능한 것은 물론 문 대통령이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당국이 비공개 대화를 하고 있고 '징용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동시에 한국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대책을 문 대통령이 모색 중이라고도 했다. 양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지만, 접점 모색을 위한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과 이번 총리의 방일이 경색국면을 풀어줄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이 총리 언급에서 읽을 수 있다.

지난 7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이래 우리 정부는 줄곧 대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일본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먼저 시정하라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게 경제보복의 이유이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양국의 해석에 다름의 여지가 있고 한국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사법부의 판결이라는 점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간극 좁히기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16일 양국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에서도 입장차는 극명했다. 우리 측은 '1+1'(한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위자료 지급) 방안을 토대로 해법을 찾자고 거듭 촉구했으나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니 시정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같은 날 아베 총리는 대화의 문을 닫을 생각이 없다면서도 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인식을 재차 표출했다. 이 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신속히 접점을 찾아야겠으나, 그렇다고 무리하게 서두르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결 가능한 수준부터 타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총리는 24일 아베 총리와 만나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다. 면담은 오전 10시를 전후로 10~20분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절대적 시간은 짧지만, 양국 외교채널 실무협의를 통해 모종의 의견접근이 있다면 이를 추인 내지 확인하는 시간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총리는 각계 인사와 대학생도 두루 접촉하고,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승객을 구하다 숨진 '이수현 의인'의 도쿄 시내 추모비도 찾아 양국 시민 간 신뢰 조성에도 힘쓴다고 하니 여러모로 기대감을 준다. 당장 구체적인 타협점을 찾긴 어렵겠지만 추후 정상회담 등을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든다면 의미가 큰 성과가 될 것이다. 연말까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칠레), 한중일 정상회의(중국)가 줄을 잇는다. 한일 정상이 절충점을 타진할 수 있는 놓쳐서는 안 될 외교무대들이다. 한일은 경색 국면 지속이 양국 모두에 손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제는 '윈윈'의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기존 제안을 고집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협의할 것이라는 남관표 주일 대사의 인터뷰 발언에서 정부의 해결 의지가 읽힌다. 우리 정부는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종료를 동시 철회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일본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가 요구되는 때이다. 갈등을 접고 관계 재정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시점에 일본으로 건너가는 이 총리의 활약과 성과를 기대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18 15: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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