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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절차·비용도 부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차별 심각

내국인보다 소득 적어도 최소 보험료 내야…성년 자녀도 모두 개별 가입
외국인 · 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 (PG)
외국인 · 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A씨(31)는 최근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은 모두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섯살 된 딸을 건강보험 가입자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검색했다.

그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피부양자로 등록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위해서는 본국에서 발급한 가족관계 확인 서류가 필요하다는 것도 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

A씨는 몇 달이 걸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을 통해 영문으로 된 가족관계증명서가 첨부된 국문 확인서를 발급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단 측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제출한 확인서를 다시 공증을 받아 내라는 것이었다.

A씨 가족의 건보 가입을 도운 한국이주노동재단 안대환 목사는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 대사관이 발급한 확인서인데 이를 다시 공증을 받아 내라는 것은 행정력 낭비가 아니냐"고 13일 지적했다.

안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번역 공증을 위해 행정사를 찾아가는 것도 큰 일"이라며 "1장당 2∼3만원씩 드는 공증 수수료도 이들에겐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건강보험 외국인 가입 (CG)
건강보험 외국인 가입 (CG)[연합뉴스TV 제공]

◇ 동일한 건보료 내는데 피부양자 범위 내국인보다 좁아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의무 가입 제도가 실시된 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주한 외국인과 관련 단체 사이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재외국민은 지난 7월 16일부터 실시된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에 따라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를 시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자녀를 피부양자로 등록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A씨의 사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외국인 건보 가입자는 피부양자 범위가 한정적이라 내국인 가족보다 건보료를 훨씬 더 많이 내야 하는 외국인 가족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내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소득이 없는 직계존비속,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존속 등도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가입자의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동일 세대원으로 인정해 피부양자 등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부모나 성년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은 모두 개별적으로 건강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양이민자통합센터 김세영 센터장은 "성년으로 구성된 외국인 가족은 소득이 없어도 모두 개별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해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외국인근로자 무료 진료 실시
외국인근로자 무료 진료 실시(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북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이 지역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 무료 진료를 받고 있다.
서울시와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는 언어장벽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매월 2회 이상 내과, 치과, 산부인과 등 총 6개 진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2014.6.22 hihong@yna.co.kr

◇ 허술한 산정 기준…소득 적어도 최소 11만원 이상 내야

외국인 지역가입자 건보료 산정 기준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외국인 지역 가입자의 경우 소득, 재산 등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되 산정된 금액이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지역가입자와 직장 가입자 포함) 평균보험료보다 적으면 평균보험료 이상(2019년 기준 11만3천50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연말정산을 신고한 내국인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3천519만원이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천510만원으로 내국인의 약 71%에 불과하다.

또 외국인이 일하는 사업장은 사업장등록을 하지 않아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자격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 가입이 불가능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지역 가입자로 가입해야 하고 이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무조건 11만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김 센터장은 "건강보험 가입과 보험료 납부가 비자 연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많이 불안해한다"고 설명했다.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도 지난 7월 '이주민 건강보험제도 차별 폐지를 위한 모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건강보험 제도가 일반 국민과 비교해 외국인에게 차별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생활이 어려운 우리 국민에게는 보험료를 경감해 주고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미성년자는 보험료 납부를 면제해 주고 있지만, 이주민의 경우 이 같은 보험료 경감 및 면제 기준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sujin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13 09: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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