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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만년 전 구석기시대 인류 동물 골수 '통조림' 활용

현장 소비만 한 줄 알았던 선사 인류 음식저장 첫 증거
6주 가량 보관된 동물 뼈의 골수
6주 가량 보관된 동물 뼈의 골수 [루스 블라스코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40만년 전 구석기 시대의 인류가 동물의 뼈를 살과 가죽이 붙은 채로 보관해 뼛속 골수를 통조림처럼 활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TAU)과 외신에 따르면 이 대학 루스 블라스코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텔아비브 인근 케셈 동굴에서 선사 인류가 동물의 골수를 저장했다가 소비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밝혔다.

구석기 시대 선사인류는 사냥을 하면 그 자리에서 모두 소비하고 사냥감이 없을 때는 배를 곯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케셈 동굴에서 발굴된 사슴 다리 뼈의 골간(骨幹)에서 바로 잡은 동물의 살과 가죽을 벗기고 뼈를 쪼개 골수를 먹었을 때 생기는 것과는 다른 독특한 절단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단서로 당시 인류가 골수를 저장했다가 먹었다는 점을 처음으로 유추해 냈다. 뼈에서 마른 살과 가죽을 벗길 때 바로 잡았을 때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힘이 들어가 절단면에 흔적이 남는데, 이런 흔적은 골수를 바로 먹지 않고 저장했다가 먹었다는 확실한 증거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슴 뼈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똑같은 흔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케셈 동굴의 선사 인류가 뼛속 골수의 보관 기간을 늘리기 위해 살과 가죽이 붙은 채로 뼈를 보관했으며, 최장 9주까지 저장이 가능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케셈동굴 발굴 현장 [자료사진]
케셈동굴 발굴 현장 [자료사진] [EPA=연합뉴스]

블라스코 박사는 "뼈를 가죽과 살이 붙은 채로 보관하면 여러 주에 걸쳐 저장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 뼈를 부숴 영양이 보존된 골수를 먹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당시 인류가 주식이었던 코끼리를 더는 확보할 수 없게 되자 이런 혁신적인 보관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는 인류가 훨씬 더 발전된 사회경제적 존재로 진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TAU의 아비 고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약 42만~20만년 전에 케셈 동굴에 살던 선사시대 인류가 특정 조건에서 특정 동물의 뼈를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며 필요할 때 가죽을 벗기고 뼈를 부숴 골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만큼 충분히 지적이고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eomn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10 16: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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