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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다른 용도로 쓴 국립대 교수…법원 "파면은 지나쳐"

1심에서 패소한 파면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서 뒤집혀
법원 "원고 불이익 지나치게 커…재량권 일탈 남용"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연구보조원 인건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국립대 교수에게 내려진 파면 처분은 과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고법 행정1부(문광섭 부장판사)는 10일 연구비 부정 사용 등으로 파면된 전직 충남대 교수 A씨가 대학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소송에서 징계 처분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A씨는 연구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과 취업한 학생들을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받은 인건비 1억6천만원을 외부 전문가 인건비와 공통 경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 감사에 적발됐다.

그는 이 사건으로 파면 처분과 함께 함께 벌금 2천500만원 형을 확정받았다.

감사원 재심의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잇따라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연구보조원 인건비는 대부분 이들을 위한 장학금과 격려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등 연구경비로 사용했을 뿐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취업한 학생들을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하는 것도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연구보조원을 허위로 등록하고 인건비 명목으로 받은 1억6천만원을 편취해 일부는 격려금이나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일부는 개인적인 카드 대금과 보험료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는 편취한 인건비 대부분을 연구보조원들에 대한 장학금 및 격려금과 함께 연구 공통경비 등으로 사용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징계 사유와 달리 연구보조원 인건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점은 징계 양정에서 참작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업한 학생들을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기관에 취업한 학생들을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해 인건비를 받은 것을 위법하다거나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성실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로 보아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연구비 편취 비리 근절과 연구비의 적법한 지급 등 공익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파면 처분은 불이익이 지나치게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jk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10 15: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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