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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서 '흰' 낭송한 한강 "가장 자전적인 책"

송고시간2019-09-29 09:00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스웨덴 독자 "'어린왕자' 같은 소설"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세미나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가운데)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세미나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가운데)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비스듬히 천장에 비춰진 광선을 따라 흔들리는, 빛나는 먼지 분말들 속에서 볼 것이다.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오후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예테보리 전시·회의 센터 한 대형홀에 소설가 한강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울렸다. 스웨덴에도 출간된 그의 소설 '흰'의 일부다.

스웨덴에 올해 번역된 '흰'을 중심으로 한강이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도서전 세미나였다. 대담 형식의 행사 진행을 맡은 스웨덴의 일본계 언론인 유키코 듀크 요청에 한강이 소설 일부를 낭송했다.

한강은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다. 이미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흰' 세편의 소설이 번역 출간된 스웨덴에서도 관심은 뜨거웠다. 375석 규모 홀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은 숨죽이고 한강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배내옷, 소금, 눈, 달, 별, 엄마의 젖, 소금, 소복 등 세상의 흰 것들에 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흰'은 소설이면서도 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강은 "처음부터 이 책이 규정되기 어려운 형식의 책이었으면 했다"며 "결국은 소설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시이기도 하고 소설이기도 하고 에세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소설을 쓸 때는 문장들을 쓰고 다시 쓰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데, 이 소설은 시를 쓰는 과정과 상당히 흡사했다"며 "대체로 하나의 조각이 지금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찾아왔다"고 전했다.

소설은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 이야기를 시작으로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았다.

한강은 "2014년 5월 '소년이 온다'가 출간된 즈음에 하얀 것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보와 배내옷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갑자기 이 책이 내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태어난 지 두시간 만에 죽은 언니에 대한 책이란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늘 그 아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이 세상에서 오직 엄마만 봤던 아이의 그 눈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자꾸만 내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소설은 어머니의 죽음 부분만 허구이며, 나머지는 한강의 자전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한강은 "내가 쓴 책 중 가장 자전적인 책"이라며 "시에 가깝기 때문에 내면과 좀 더 바로 연결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관객들은 세미나 후 긴 줄을 지어 한강의 사인을 받았다.

그의 열렬한 팬이라는 스웨덴 독자 케이 닐손은 "한강의 소설은 정말 모든 책이 가슴에 와 닿는다"라며 "그중에서도 '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철학적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어린 왕자'와도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K-팝은 쉽게 접할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스웨덴에서도 큰 인기인데, 문학이라는 특성상 한계는 있지만 더 많은 한국 작품들이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9 예테보리도서전에서 팬에게 사인해주는 소설가 한강
2019 예테보리도서전에서 팬에게 사인해주는 소설가 한강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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