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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향토극단] 지역 극단 역사 새로 쓴 '예인방'

연극단 최초 세종문화회관 공연·지역극단 최초로 대한민국연극 대상 수상
1981년 창단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 올려…창작극·정극 고집
연극 못생긴 당신
연극 못생긴 당신[극단 예인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극단 예인방이 선보인 연극들은 모두 '인간애'로 통한다.

지극히 한국적인 시골 정서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예인방 만의 독특한 색깔이다.

그래서일까. 예인방이 무대에 올린 작품들은 유독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예인방은 연극배우 김진호 대표가 1981년 창단해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활동하다 85년부터 김 대표의 고향인 나주에 자리를 잡았다.

문화·예술의 불모지인 지방 소도시에서 40년 가까이 극단 활동을 하면서도 정극(正劇)과 창작극 등 순수예술을 고집했다.

김 대표는 "어느 지역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작품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며 "상업적 연극보다는 연극이 전달하고자 하는 예술적 가치를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숙명처럼 찾아온 경제적 어려움은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텨냈다.

김 대표는 "주변의 좋은 마음들과 열정이 보태져 지금의 예인방을 만들었다"며 "연극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특히 예인방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알아보고 10년~20년을 함께 한 관객들이 예인방 단원들에겐 마르지 않는 열정의 샘물이었다.

고집스럽게 한 길을 걸어온 예인방의 작품들은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2013년 연극단체로는 최초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연극 '김치'를 무대에 올렸다.

연극 '김치'
연극 '김치'[극단 예인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예인방의 대표작 중 하나인 '김치'는 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주인공이 김치죽을 끓이며 자식과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고, 이를 지켜보는 한 남자의 못 다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도를 대표하는 김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정으로 승화하고, 남도의 한과 정서를 품었다.

관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어서 서울 공연은 5일 연속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듬해 초연한 '엄마의 강'은 2015년 지역 극단으로는 처음으로 제8회 대한민국연극대상(작품상)을 받았다.

연극 '엄마의 강'
연극 '엄마의 강'[극단 예인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뛰어난 창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서울 중심 연극들이 작품상을 받던 관례를 깬 이례적인 일이었다.

연극 엄마의 강은 나주 영산포 선창을 배경으로 한 건달 이복형과 검사 동생의 갈등, 흔들리는 가정을 지키려는 엄마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희생을 뼈대로 한다.

'지역 특성(Local)을 살린 세계화(Global)'라는 뜻의 합성어 글로컬 극단을 추구하는 예인방은 연극 무대는 물론 무대 밖에서도 지역 극단을 알리려는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김치 만드는 법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된 미국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에게 연극을 보러오라며 초청 서한을 보내 주목받았다.

2009년엔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지역 연극계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유 장관이 직접 공연 관람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남도에 오면 좋은 풍광과 음식이 생각나듯이 남도에서 하는 연극을 한 편 보고 가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오길 꿈꾼다"고 말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극단 예인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회적기업이기도 한 예인방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자아를 찾기 위한 청소년아카데미연극교육원을 열었다.

연극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고 믿는 탓이다.

청소년들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연극을 통해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 작은 가치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물론 이곳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의 연극 실력도 수준급이다.

예인방이 설립한 청소년아카데미연극교육원 지도를 받은 호남원예고등학교 청소년아카데미의 연극 '이성계 역사재판'이 지난달 전남청소년연극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김 대표는 "평생을 해온 연극으로 사회에 무엇인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교육원을 열게 됐다"며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i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9/28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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