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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만국우편연합도 탈퇴하나…개혁 요구안 거부당해(종합2보)

송고시간2019-09-25 10:11

美 "中 업체에 보조금 주는 셈" 탈퇴 위협에도 표결서 패배

나바로 백악관 국장 압박 안먹혀…유네스코·유엔인권이사회 등 이미 탈퇴

미국 USPS의 소포배달

미국 USPS의 소포배달

(제네바·서울=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김기성 기자 = 국제우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립된 145년 역사의 만국우편연합(UPU)에서도 미국이 탈퇴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미국은 이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이어 유네스코(UNESCO), 유엔인권이사회(UNHRC) 등 국제기구에서 탈퇴했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탈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UPU 회원국들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미국이 요구한 국제 우편요금 할인 제도 변경안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개발도상국에 할인을 해주는 현행 제도가 최근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많은 국제 우편물을 발송하는 중국에 대해 사실상 미국이 보조금을 주는 셈이라면서 제도 변경이 없으면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임시총회도 오랜 UPU 역사상 단지 3번째일 정도로 이례적으로, 미국은 대체로 실무 공무원이 참석하는 이 행사에 정치적 중량급 인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을 파견해 제도 변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나바로 국장은 "대담하고 새로운 전자상거래 세상을 위해 제도를 개편해야 하고, 여러분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안다"거나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기존의 수수료 시스템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압박했으나 회원국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144개국의 UPU 회원국들은 미국이 선호하는 제도 변경안에 대해 찬성 57표, 반대 78표, 기권 9표로 부결시켰다.

미국이 선호하는 개편안은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우편물의 미국 내 최종 배달업체로서 미국 우편서비스(USPS)가 받는 수수료(reimbursement) 요율을 자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현재는 2kg 이하 소포에 대해 요금 상한선이 설정돼 있다.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만국우편연합 임시총회에 참석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장(왼쪽)[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만국우편연합 임시총회에 참석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장(왼쪽)[AFP=연합뉴스]

앞서 나바로 국장은 예컨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뉴욕까지 1파운드(0.453592㎏) 소포의 우선취급 배송료는 7∼9달러(7천800∼1만원)지만, 같은 소포가 중국에서 뉴욕으로 오면 2.50달러(2천800원)라고 설명한 바 있다.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마련된 이 같은 할인율은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21세기에 적절하지 않고 USPS 재정을 압박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또 '짝퉁' 제품의 선적을 용이하게 하며, 미국 내 우편가격 체계를 왜곡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나바로 국장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위조품 등을 위해 3억∼5억 달러의 보조금을 사실상 지불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대표단은 미국이 선호하는 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UPU에서 탈퇴하는 절차를 앞으로 1년 동안 밟으면서 협약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이번 결정은 미국의 탈퇴를 가속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케냐 출신인 바샤르 후세인 UPU 총국장은 별도의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한다면서도 미국이 끝내 탈퇴하면 미국과 UPU 회원국 간 양자 협상이 필요하고 미국 쪽 우편물 배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위스 베른에 본부를 두고 1874년 창설된 UPU는 유엔 산하 정부 간 기구로, 현재 총 192개국에 이르는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우편요금 규정을 만들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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