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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경력 호텔 총주방장의 책과 음식 이야기

송고시간2019-09-25 08:10

유재덕 셰프 '독서 주방' 출간

30년 경력 호텔 총주방장의 책과 음식 이야기 - 1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105년 역사의 우리나라 최고(最古) 호텔 총주방장. 평생 요리만 하던 유재덕 셰프는 언젠가부터 칼을 놓는 시간이면 책을 집어 든다.

처음에는 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으로 책을 읽다가 온통 침 범벅이 되기도 했지만, 그는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점차 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독서 주방'은 유재덕 웨스틴조선호텔서울 총주방장이 틈틈이 책을 읽고 쓴 글을 묶은 책이다.

외길을 걸은 요리사답게 식탁 혁명을 불러온 고추의 모든 것을 다룬 '페퍼로드'부터 음식인문학의 고전 '음식문화의 수수께끼'까지 대부분 음식에 관한 책 41권을 골랐다.

자신의 경험을 녹인 서평은 책과 음식, 인생이 어우러진 풍성한 에세이로 완성됐다.

친구인 출판평론가 김성신의 권유로 책과 만났다는 저자는 책을 읽으며 요리와 음식 재료를 가지고 그토록 다양하고 깊은 생각에 이를 수 있음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변하는 것을 느꼈다. 나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소한 것들이 다시 보였다"며 "요리와 세계와 인류의 역사가 마치 거대한 퍼즐처럼 내 머릿속에서 맞춰지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책에서 독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자신과 같은 요리사들에게도 독서가 큰 도움이 된다고 힘줘 말한다.

그는 "그 많은 요리를 모조리 실수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요리도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이라며 "독서는 분명하고도 실제적인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독서를 통한 요리와 음식에 대한 사유는 진정한 음식과 미식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나는 아직 '생명 그 자체'를 느끼는 음식을 못 만들어봤다"며 "맛있고 멋있는 세상 요리들을 대강 다 배우고 나면, 그때부터 '생명 그 자체'인 음식을 배워야 한다"고 썼다.

또한 "진정한 미식은 음식의 맛 자체가 아니라 그 맛을 보기 위해 달려간 시간의 밀도와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며 "충실하고 건강한 삶의 시간이야말로 탐식과 미식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사무직으로 취업한 저자는 식자재 구매를 담당하면서 드나들던 호텔 주방에서 요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보직 변경을 요청했다. 요리사가 인기 직업이 아니던 199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주방장은 저자에게 6개월 이내에 조리사 자격증을 따오면 받아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저자는 자격증을 따내 요리사 길에 들어섰다.

유 총주방장은 2017년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기념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 행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올해 대한제국 한식 연회 음식 재현 행사 등에서 헤드 셰프를 맡았다.

나무발전소. 252쪽. 1만4천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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