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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기업 최종합격 통보 후 임용 취소는 부당해고"

송고시간2019-09-25 07:11

인천시 서구시설관리공단 합격자, 중노위 상대 승소

최종합격 취소 통보 공문
최종합격 취소 통보 공문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최종 합격을 통보한 뒤 응시 자격을 이유로 뒤늦게 임용을 취소했다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25일 인천시 서구시설관리공단 경력 채용 합격자 A(35)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해 내린 판정을 취소한다고 명령했다.

2013년부터 인천 한 시설관리공단에서 5년간 기능직으로 일한 A씨는 지난해 3월 인천시 서구시설관리공단의 일반직 경력 채용에 응시했다.

필기시험과 인·적성 검사를 통과한 뒤 최종 면접을 거쳐 1주일 뒤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후 인사기록 카드를 작성하고 신체검사를 받는 등 임용 등록도 마쳤다.

그러나 임용일을 하루 앞두고 공단 측은 A씨의 경력이 자격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경력사항 입증 자료를 추가로 내라고 요구했다.

A씨는 급히 경력 입증 자료를 추가로 제출했지만, 공단 인사위원회는 그의 경력이 채용자격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고 최종합격을 취소했다.

공단 측은 A씨가 지원한 정설 분야의 자격 기준이 '눈썰매장 등 동종 유사업체에서 1년 이상 제설기 운전과 유지관리 업무를 한 경력자'라며 제설기 운전 업무는 눈을 치우는 차량이 아니라 눈을 만드는 제설 차량을 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전 직장에서 제설차량 운전을 직접 했고 수차례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이나 인사담당자에게도 경력사항을 자세하게 설명했다"며 "합격에 문제가 없다는 말도 들었는데 뒤늦게 합격을 취소한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구제 신청을 했으나 채용을 취소할 수 있는 내정 상태였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같은 이유로 또다시 기각되자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근로 내용과 임금 등 공단 측이 공고한 대로 채용 전형을 거쳐 합격 통보를 받았다"며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를 갖고 채용등록까지 마쳐 원고와 공단 사이에 근로관계는 성립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단 측의 합격 취소 통보는 이미 성립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행위여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원고에게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합격 취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단 측은 채용 공고를 하면서 자격 기준에 나온 제설기와 관련해 '눈을 만드는 장비'라고 명시하지 않았다"며 "원고로서는 가격 기준을 갖춘 것으로 오인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또 "원고는 합격 통보를 받고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했다"며 "공단 측이 임용일로부터 1주일이나 지나 합격 취소를 통보한 점 등을 고려해도 원고가 입게 된 불이익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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