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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과거 성찰·자유 무역"…유엔무대서 日에 경고음

송고시간2019-09-25 03:07

日 '백색국가 배제' 후 첫 다자외교…한일 갈등 속 국제 여론전

식민지배·3·1운동 언급…'동아시아 공동체' 강조하며 화합 메시지도

문 대통령, 유엔 기조연설
문 대통령, 유엔 기조연설

(뉴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xyz@yna.co.kr

(뉴욕=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에 대한 성찰'과 '자유 무역의 가치'를 강조했다.

일본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으로 양국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동아시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침략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상호 긴밀히 교류하며 경제적인 분업과 협업을 통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뤄왔다"며 "자유무역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그 기반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영상] 문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 기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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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엔총회는 지난 8월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 우대국, 이른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후 문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는 다자외교 무대다.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비단 한일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자유 무역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이자 "보편적 가치 위반"(8월 2일 긴급 국무회의)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우리 정부의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해왔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차별적 조치"라며 지난 1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국제사회에 이번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직접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발언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언급한 것은 한국인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보이지 않는 일본 정부와 지도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연설하는 문 대통령
유엔 연설하는 문 대통령

(뉴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xyz@yna.co.kr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우리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정부는 1965년의 한일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주장하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이뤄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수출 규제 조치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어떻게 변명하든 과거사를 경제 문제와 연계한 게 분명한데도 (이를 부정하는 것은) 대단히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서 "올해는 한국에 매우 특별한 해"라며 "100년 전 한국 국민은 일본 식민지배에 항거해 3·1독립운동을 일으켰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며 다시 한번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부각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웃 국가들을 동반자라 생각하며 함께 협력하여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로 '사람 중심, 상생번영의 공동체'를 확장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한일 외교·경제 갈등이 현재진행형이지만 결국에는 동아시아 지역의 이웃 국가로서 공존해야 할 관계임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honeybee@yna.co.kr, hysup@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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