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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오징어가공업체 탱크서 질식 추정 3명 사망·1명 중태(종합3보)

추석 이틀 앞두고 외국인 근로자 변…"마스크 등 안전장비 없어" 인재
경찰, 작업 안전수칙 준수·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조사

(영덕=연합뉴스) 이승형 한무선 손대성 기자 = 10일 경북 영덕 한 오징어가공업체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쓰러져 3명이 숨지고 나머지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고 원인은 작업하던 탱크 내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된다.

영덕 축산항 지하탱크서 질식 사고
영덕 축산항 지하탱크서 질식 사고(영덕=연합뉴스) 10일 오후 2시 30분께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 한 지하탱크에서 정비 작업 중이던 작업자 4명이 질식해 119 구급대원들이 구조를 하고 있다. 구급대는 작업자들을 병원으로 이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9.10 [경북도소방본부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sunhyung@yna.co.kr

이들은 업체 지시로 오징어 찌꺼기를 저장하는 3m 깊이 지하 탱크에 청소하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고 작업 당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징어 찌꺼기가 부패해 생기는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청소하러 지하 탱크 내려갔다가 4명 쓰러져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쓰러진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해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이 업체 소속인 이들 4명은 탱크를 청소하던 중이었다.

소방에 따르면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 탱크에 한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나머지 3명이 차례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관계자가 지하 탱크에서 오·폐수가 빠져나가는 배관이 막히자 이를 뚫기 위해 한명을 먼저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께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 탱크에서 4명을 밖으로 구조했으나 태국인 A(42), B(28)씨와 베트남인 C(53)씨는 숨졌다.

나머지 태국인 D(34)씨는 중태로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D씨는 호흡은 유지하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

사고 난 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사고 난 영덕 오징어가공업체(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0일 오후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가공업체 폐수처리장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줄이 처져 있다. 이날 오후 이곳에서는 폐수처리장을 청소하기 위해 들어간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쓰러져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2019.9.10
sds123@yna.co.kr

◇ 8년 만의 청소작업에도 보호장비 착용 안 해 '안전 불감'

사고가 난 업체는 오징어 내장을 빼낸 뒤 씻어 건조장에 납품하는 곳으로 한국인 사장 1명과 외국인 근로자 등 모두 1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설립된 이 업체는 8년 만에 폐수처리장을 청소하기 위해 이번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 탱크는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탱크로 공장 마당 지하에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정도 크기로 만든 콘크리트 구조다.

숨지거나 다친 근로자들은 작업 당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부패하는 물질이 30㎝ 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보호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보통 저장 탱크 안에서 작업을 하기 전 탱크 안 산소농도를 측정하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공기 내 산소 농도가 15% 미만이면 질식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탱크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송풍기 등 장비를 갖춰야 하고 이마저도 없다면 가스를 걸러줄 방독면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추석 앞두고 변 당한 안타까운 외국인 근로자

이번 사고는 추석을 이틀 앞두고 발생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A씨 등 3명은 업체 지하 탱크 안에서 숨졌고 D씨는 닥터 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다.

C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나머지 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숨진 3명 중 2명은 이곳에 가족이 있고 나머지 1명과 부상자 1명의 가족은 모국에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정으로 숨진 근로자들이 안치된 영덕아산병원에는 가족들 모습이 아직 눈에 띄지 않아 더 안타까운 분위기다.

D씨가 치료 중인 안동병원은 D씨 인적사항이 잘 파악되지 않아 무명인으로 기재해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영덕경찰서 축산파출소에는 외국인 여성 서너명이 모여 서로 얘기하며 한숨을 내쉬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숨진 외국인 노동자 가족이나 지인이다.

영덕 한 주민은 "외국에서 돈 벌기 위해 한국까지 왔는데 추석을 며칠 앞두고 이런 변을 당해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고 난 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사고 난 영덕 오징어가공업체(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0일 오후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가공업체에 경찰차가 서 있다. 이날 오후 이곳에서는 폐수처리장을 청소하기 위해 들어간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쓰러져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2019.9.10
sds123@yna.co.kr

◇ 경찰 전담반 편성…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수사

사고가 발생하자 영덕경찰서는 이날 수사과장을 단장으로 경찰 14명으로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인명 피해가 커 사고 경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전담반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주 등 관계자를 상대로 당시 작업 과정과 작업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밀폐 공간에서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등 여부를 따져 문제가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관계자를 입건할 방침이다.

또 11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통해 자세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숨진 3명에 대해서는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예정이다.

경찰 외에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도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ms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9/10 20: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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