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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후 일본 방송사 한국 관련 와이드쇼 급증

송고시간2019-09-06 09:45

시청률 노린 혐한 조장 우려…"냉정하게 다루면 '치우쳤다' 비판"

홍대 일본인 여성 폭행·조국 후보자 등 소재…전문가들 "자제해야"

단한(斷韓)이라고 쓴 설명용 카드를 들고 있는 구로가네 히로시(黑鐵ヒロシ)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단한(斷韓)이라고 쓴 설명용 카드를 들고 있는 구로가네 히로시(黑鐵ヒロシ)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후 일본 TV 방송에서 한국 관련 내용을 다루는 와이드 쇼(방담 형식의 정보 프로그램)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한 7월 첫 주에는 와이드 쇼에서 한국을 소재로 다룬 시간이 2시간 53분이었는데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발표한 8월 넷째 주에는 6시간 40분으로 대폭 늘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모니터링 업체 '니혼 모니터'의 자료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특히 8월 마지막 주에는 한국을 소재로 한 와이드 쇼 방영 시간이 13시간 57분까지 확대했다.

한국 관련 와이드 쇼가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시청률 때문이다.

민영 방송사에서 와이드 쇼를 담당하는 한 프로듀서는 "한국을 다루면 쭉 시청률이 높다. 지금 전국에서 한국 보도 일색인 것은 완전히 시청자가 따라오기 때문이다"라고 아사히에 설명했다.

시청률을 좇아 한국 관련 와이드 쇼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움직임을 차분하게 전하기보다는 희화화하거나 한국에 대한 혐오 감정을 조장하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

TBS 계열의 민영방송 CBS TV는 다케다 구니히코(武田邦彦) 일본 주부(中部)대 특임교수가 한국에 여행 온 일본인 여성이 한국인 남성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거론하며 "일본 남자도 한국 여성이 들어오면 폭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최근 와이드쇼 '고고스마'에서 여과 없이 내보냈다가 사과했다.

TV아사히 등이 제작한 '와이드! 스크램블'에 출연한 평론가 구로가네 히로시(黑鐵ヒロシ)는 설명용 카드에 '단한(斷韓·한국과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이라고 쓰고 한국과 일본의 국교 단절을 촉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민방의 와이드 쇼 프로듀서는 최근 일본 방송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보도에 대해 "한류 드라마처럼 등장인물 캐릭터가 정해져 있어서 엔터테인먼트화가 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주로 보는 시청자의 절반 정도는 오락거리로 즐기고 있고 나머지는 원래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진심으로 관심이 있는 층'과 한국을 혐오하는 이른바 '혐한(嫌韓)층'이라고 분석했다.

이 프로듀서는 각 방송사가 일정 수준 확보된 것으로 여겨지는 혐한층을 특히 겨냥해 제작하고 있다면서 "각 프로그램이 혐한을 부추기는 내용으로 내달리고 냉정한 방송은 적은 것 같다. 냉정하게 생각하도록 전하면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실태를 전했다.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이 2일 펴낸 주간지 '주간 포스트'. '한국 따위 필요없다'는 제목으로 혐한(嫌韓) 발언을 담은 특집 기사를 실었다. 최근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잡지나 방송 등에서 한국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부추기는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이 2일 펴낸 주간지 '주간 포스트'. '한국 따위 필요없다'는 제목으로 혐한(嫌韓) 발언을 담은 특집 기사를 실었다. 최근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잡지나 방송 등에서 한국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부추기는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특파원 경험이 있는 언론인 아오키 오사무(靑木理) 씨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단체의 등장이나 인터넷상의 과격 표현 확산과 더불어 일본인의 마음 한구석에 있던 잠재적인 차별 의식이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의 성장이 정체한 가운데 자신감을 상실하고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도 이런 과정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하고, 언론은 사람들을 부추기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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