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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쇼핑 CJ 후계자 검찰 조사 후 귀가…특혜 논란

"구속된 SK그룹·현대가 3세들과 형평성 어긋나"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9)씨와 관련, 검찰의 수사 방침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이 이씨를 체포하지 않고 2차례나 조사 후 귀가 조치하자 올해 같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다른 대기업 자제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일 미국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 마약 소지자로 적발됐다.

인천공항세관 측은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수화물 엑스레이(X-ray) 검색을 하던 중 이씨의 여행용 가방에 담긴 마약을 찾아냈다.

당시 여행용 가방에 담긴 마약은 액상 대마 카트리지였으며 그는 대담하게 어깨에 메는 백팩(배낭)에도 캔디·젤리형 대마 등 변종 대마 수십 개를 숨겼다.

또 대마 흡연 도구도 여러 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마약이 합법화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 같은 변종 대마를 쇼핑하듯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관 당국으로부터 이씨를 인계받은 검찰은 당일 조사 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를 입건한 뒤 귀가 조치했다.

이후 이틀 만인 지난 3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따라 이씨는 재차 인천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았으나 5시간 만에 또 귀가했다.

이는 올해 4월 이씨와 같은 죄명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SK그룹 3세 최모(31)씨와 현대가 3세 정모(28)씨가 모두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찰 수사 착수 이후 최씨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SK그룹 계열사인 SK D&D 사무실에서 체포됐으며 수사 당시 해외로 출국한 상태였던 정씨도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액상 대마 카트리지
액상 대마 카트리지[인천본부세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검찰은 이씨가 혐의를 인정해 도주 우려가 없어 체포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씨와 정씨도 모두 경찰 초기 조사 때부터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최씨는 경찰 영상녹화 조사실에 들어간 뒤부터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순순히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반성하는 차원에서 법원 결정을 겸허히 따르겠다"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최씨에게 마약 공급책을 소개한 정씨도 간이시약 마약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고 대마 구입과 흡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는데도 구속됐다.

이 때문에 단순 마약 투약이 아닌 마약 밀반입까지 시도한 이씨를 체포하지 않은 것을 두고 검찰이 대기업 후계자 봐주기식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그는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5월 식품 전략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CJ그룹의 후계자로 꼽힌다.

오랜 기간 마약 수사를 한 경험이 있는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단순한 마약 투약과 밀반입은 형량 자체가 다르다"며 "적발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조사 중에 긴급체포해서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단순 마약 투약의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받지만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적발되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검찰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씨의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화물 검색 때 마약이 적발된 상황이어서 신병을 확보하려면 세관 측이 현행범으로 이씨를 체포했어야 했다"며 "적발된 장소를 이탈한 상태에서는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중에도 긴급체포를 할 수 있고 과거에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면서도 피의자의 혐의 인정 여부 등을 고려해 신병을 확보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s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9/04 10: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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