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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희생 줄이자'…건국대 수의대, 모형으로 해부 실습

송고시간2019-09-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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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해 봉합수술·채혈·기도삽관 등 가능…동물단체 "환영"

동물 모형으로 실습하는 건국대생들
동물 모형으로 실습하는 건국대생들

[건국대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 대학이 그간 동물 사체를 사용하던 수의대 해부 실습에 국내 처음으로 모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3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 수의과대학은 올해 2학기부터 실습 교육에 동물 모형을 활용한다.

이번에 도입한 모델은 개·고양이의 해부학적 구조와 조직 질감·혈액순환을 재현한 '신데버' 등 모두 7종이다. 이를 이용해 봉합 수술부터 채혈·기도삽관·폐음 청진 등 다양한 실습을 반복해서 할 수 있다.

류영수 수의과대학장은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가능하면 동물 사체보다 모형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수의과대학에서 실습용 마네킹이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류 학장은 "학생들이 실제 동물을 다뤄보지 않으면 실제 진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모든 실습에 모형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모형 사용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그간 대학 실습이나 실험 등에서 실제 동물을 사용하는 것이 학대 소지가 있었다며 건국대의 이러한 방침을 환영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수의대학 등에서 실습에 사용하는 동물이 출처가 애매한 개 시장에서 공급된다거나, 억지로 임신을 유도하는 등 동물 학대 의혹이 있었다"며 "건국대의 결정을 환영하며 앞으로 동물의 권리에 특히 민감해야 할 수의대학에서 동물 보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헌영 수의과대학 교수는 "동물 희생은 줄이면서도 반복적이고 정교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모형을 활용한 임상 실습 교육의 성공적인 선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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