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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에 멍드는 중국경제…금리인하 카드 나오나

송고시간2019-09-02 11:45

"기준금리보단 MLF 금리 인하 통한 시중금리 인하 유도 가능성"

경기둔화 대응 시급하나 부채 통제 기조와 충돌 '딜레마'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 푸둥신구 루자쭈이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 푸둥신구 루자쭈이

[촬영 차대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부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 상품에 추가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함에 따라 중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금리 인하 카드까지 본격적으로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2일 중국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신(中信)증권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에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9월이 인민은행이 금리를 내릴 적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민은행이 경제 전반에 파급력이 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시중 금리가 내려가게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인민은행은 2015년 말부터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4.35%로 줄곧 유지하고 있다.

MLF 대출 자금은 유동성 조절을 위해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빌려주는 돈으로서 통상 만기는 1년이다. MLF 금리는 2018년 4월 이후 3.30%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주요 시중 은행이 우량 고객 대출 때 적용하는 최저 금리의 평균치인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가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도록 최근 관련 제도를 개편했다.

LPR은 '대출 원가'인 MLF 금리와 연동되므로 인민은행이 원한다면 MLF 금리 조절을 통해 실질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LPR을 위아래로 움직이게 하는 새로운 정책 수단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중국의 한 경제 소식통은 "그간 중국 금융 당국이 유동성 '전달 경로' 개선을 강조해왔는데 LPR 제도 개혁은 금리 인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을 띤다"며 "MLF 금리 인하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지 정해진 수순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 경제가 받는 충격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로 하향 곡선을 그려, 중국 정부는 올해 '6.0∼6.5%' 경제성장률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에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급랭하는 등 소비·생산·투자 등 핵심 경제 지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대외 환경 악화 속에서 돼지고기와 과일 가격이 폭등하는 등 서민 생활 안정에 직결되는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는 급등하고 있고, 반대로 중국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넉 달 연속 경기 위축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중국이 추가로 통화·재정 정책을 아우르는 경기 부양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처럼 중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 영향력을 끼치는 기준금리 인하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고자 4조위안대의 초대형 부양책을 펼쳤다.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 유럽 등보다 손쉽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지방정부 부채 급증, 부실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장기적으로 떠안았다.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부담을 후대의 몫으로 떠넘겨 버린 셈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자국 경제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부채를 축소하는 데 경제 정책의 초점을 맞춰왔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 중국 금융 분야 고위 당국자들은 '물이 넘치는 수준'으로 유동성을 확대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지속해 천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럼에도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중국 지도부는 장기적인 경제 건전성 확보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경기 대응 사이에서 딜레마적인 상황에 부닥쳐 있다는 지적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지속적인 부채 감축 정책 기조 속에서도 중국의 부채 문제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지적되곤 한다.

중국 국가금융·발전연구실(NIFD)은 지난 6월 펴낸 보고서에서 1분기 기준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248.83%로 작년 말의 243.70%보다 5.1%포인트 높아져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이 조만간 제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제로 금리를 향해 달려가는 다른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경쟁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은 금리 인하가 반드시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가 '0'을 향해가는 지금 중국은 한 곁에 비켜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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