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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재정운용계획 운영 문제없나…"재정지출 과소예상 경향"

송고시간2019-09-01 06:01

국회예정처 용역보고서 "중기계획 전반부 고정방식 변환·재량지출에 재정준칙 도입"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가 향후 5년간 세입·세출·재정수지·조세부담률·국가채무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재정수입과 국세수입은 과다 예상하고 재정지출은 과소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행 중기재정계획은 실행 여부에 구속력이 없는 제도상 한계점이 있는 만큼, 재정지출 중 지출관리가 필요한 재량지출에 구속력을 강화하는 '고정 방식'과 개별 지출 한도와 같은 '재정준칙'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연구용역을 진행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운영 현황과 제도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06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국회에 제출한 5개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주요 재정지표별 계획 금액과 실제 예산 금액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정부는 전반적으로 재정수입과 국세수입은 과다 예상하고 재정지출은 과소 예상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서 정부가 재정 지출을 과소 예상했다는 것은 계획보다 실제 예산 금액이 더 크게 확정됐다는 의미로, 정부가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건전성을 고려해 계획상 목표액을 낮게 설정하는 데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재정수입 편차 추세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재정수입 편차 추세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보고서 캡처]

국가재정운용계획상 국세수입 편차 추세
국가재정운용계획상 국세수입 편차 추세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보고서 캡처]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재정지출 편차 추세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재정지출 편차 추세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보고서 캡처]

재정지출의 경우 의무지출은 대체로 계획보다 실제 예산을 적게 확정한 반면, 재량지출은 계획보다 실제 예산을 많게 확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재정수입, 국세수입, 재정지출, 통합재정수지, 국가채무 등 주요 지표들은 모두 계획 기간이 짧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분야별 지출도 계획 기간이 짧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 가운데, 보건·복지·고용 분야는 2013년을 기점으로 계획보다 더 많은 금액이 실제 예산으로 확정됐다. 이는 최근 들어 보건·복지·고용 분야에서 지출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이 매년 내용이 수정되는 '연동 방식'으로 수립돼 유용성을 상실한 데다 사후 확인 절차가 없기 때문에 단순히 향후 5년간의 재정 운용을 전망하는 '예산안 부속서류'로 전락한 점이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은 국회의 심의·의결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 부처의 예산안 편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장기 경제성장 전망은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계획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은 2006년 도입된 후 몇 차례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기적 시계 관점에서 목표가 불분명하고, 실효성을 높일 정책 수단이 마련되지 않아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축사하는 구윤철 기재부 차관
축사하는 구윤철 기재부 차관

(서울=연합뉴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2023 국가재정운용계획 공개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9.8.8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보고서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국가재정운용계획기간 중 전반부는 구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정 방식'을 도입하고, 후반부는 구속력을 완화해 경제 상황, 재정 전망 변동을 고려해서 매년 수정·보완 등 업데이트를 하는 현행 '연동 방식'을 유지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할 때 2020년과 2021년은 고정 방식으로, 2022년과 2023년은 연동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전 기간에 대해 일괄해서 1년 수정 주기의 연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출 항목의 속성을 반영해 국가재정운용계획의 구속력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변동성이 적은 지출대상과 경제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변동되는 지출대상을 구분해 계획 수정 여부를 달리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의무지출 비용은 경제 상황에 따라 지출 규모가 민감하게 변동하고 해당 관서가 비용을 통제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으므로 구속력의 정도를 낮추면서 예비비를 설정해 변동성에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재량지출 비용은 구속력의 정도를 높여 지출 상한을 설정해 이를 지키도록 하자는 식이다.

중기재정계획에 구속력이 없는 제도상 한계를 지적하며 일단 재정지출 가운데 지출 관리가 필요한 재량지출부터 고정 방식과 함께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방안도 내놨다.

재정준칙은 재정수지, 재정지출, 국가채무 등 재정 총량에 일정한 목표 수치를 부여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하는 재정 운용 방식이다. 다른 나라는 헌법·법률 또는 정부 내부규칙·규정 등의 형태로 도입하고 있다.

이밖에 국회 심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 제출 30일 전에 국회 기획재정위에 보고하도록 한 현행 제도가 국회 심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을 1차로 6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기재위에 보고한 뒤 8월 말까지 중기 3개 연도에 대한 계획을 심의·의결하고, 이후 이듬해 예산안이 확정되는 12월 초에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다시 한번 최종적으로 의결·확정하자고 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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