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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필리핀 마닐라, 아름다운 동양의 진주(眞珠)

송고시간2019-09-02 10:30

타가이타이
타가이타이

두 번의 화산 폭발로 분화구 안에 또 다른 분화구가 생겨 풍광이 독특해진 타가이타이. 하나투어 제공

아시아 대륙 남동쪽의 서태평양에 산재하는 크고 작은 7천여 개의 섬나라 필리핀. 보라카이, 세부, 팔라완 등의 관광지가 세계적인 휴양지로 떠오르며 관광대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수도인 마닐라를 찾는 발길도 끊기는 날이 없다.

'마닐라'는 '니라가 있는 곳'이란 뜻이며, '니라'는 도심을 흐르는 강가에 자생하는 식물의 이름이다.

오늘날의 마닐라는 필리핀 경제·문화·행정의 중심지이며, 1834년 마닐라항이 개항된 후 국제무역이 번성하며 대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세계로부터 '동양의 진주(眞珠)'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름다운 항만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만 실제로도 필리핀의 특산물 중 하나인 진주는 아름다우면서도 저렴해 인기가 많다.

시내는 도심을 횡단하며 흐르는 파시그 강에 의해 남북으로 나뉜다. 남쪽 지역에는 억만장자가 사는 고급 주택가를 비롯해 은행, 호텔, 쇼핑센터 등 비즈니스 중심가가 형성돼 있고, 북쪽에는 시장, 차이나타운, 빈민촌 등이 몰려 있어 서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1565년 스페인에 의해 정복된 후 1945년 독립할 때까지 미국, 일본 등 열강의 지배를 받은 탓에 곳곳에 당시 유적이 있다. 또 전통음식 외에 다양한 이국의 음식이나 동서양의 특징이 혼합된 음식도 즐길 수 있어 식도락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우기인 5~10월에는 온도가 17℃ 안팎까지 내려가 선선하지만 건기인 11~4월에는 38~39℃까지 올라가 무덥고, 전형적인 아열대성 기후여서 습기가 많다.

인트라 무로스
인트라 무로스

16세기 말 스페인 정복자들이 파시그 강의 남쪽 제방을 따라 세운 요새 도시 '인트라 무로스'. 하나투어 제공

◇인트라 무로스

16세기 말 스페인 정복자들이 파시그 강의 남쪽 제방을 따라 건설한 요새 도시. '인트라 무로스'는 성벽의 안쪽이란 뜻이며, 이 때문에 '성벽 도시'라고도 불린다. 성벽의 길이는 총 4.5km이며, 내부 면적은 67ha다.

스페인이 이곳에 주목한 이유는 오래전부터 필리핀의 권력이 집중돼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성벽을 쌓아올린 만큼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으며, 1898년 미국이 점령할 때까지 마닐라 최고의 중심 도시로 발달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점령하고, 1945년 미국의 공격으로 폐허가 됐으나 1979년부터 복구가 시작돼 중요한 사적지 및 관광지로 거듭났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데다, 성벽에서 시내를 바라보면 과거와 현재의 대비가 선명하게 느껴져 기나긴 시간의 흐름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성어거스틴 성당
성어거스틴 성당

필리핀 최초의 스페인식 성당이자 가장 오래된 성당인 '성어거스틴 성당'. 하나투어 제공

◇성어거스틴 성당

화려하고 웅장한 바로크 양식의 석조 건축물. 1571년부터 짓기 시작해 1606년에 완공했다. 필리핀 최초의 스페인식 성당이자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1993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마닐라를 휩쓸고 간 5차례의 지진과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원형이 파괴되지 않아 '기적의 교회'라고 불린다.

화강암으로 만든 제단, 18세기에 만들어진 대형 파이프 오르간, 19세기에 설치된 프랑스식 샹들리에 등이 눈길을 끌며, 각종 종교 유물과 중세 시대의 예술품을 전시한 바로 옆의 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산티아고 요새
산티아고 요새

스페인군의 본부였던 '산티아고 요새'. 이곳의 지하 감옥에서는 수많은 필리핀 사람이 잔혹하게 고문당하거나 살해됐다. 하나투어 제공

◇산티아고 요새

스페인의 초대 필리핀 총독인 레가스피를 위해 1571년에 지은 요새. 스페인 군대의 본부였으며, 이곳의 음습한 지하 감옥에서는 정치나 종교 등의 문제로 잡혀온 필리핀 사람들이 잔혹하게 고문당하거나 살해됐다.

필리핀의 독립운동가이자 의사, 언론인, 교육자로 국민적 영웅인 호세 리잘(1861~1896년)도 사형 선고를 받은 후 이곳에 갇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곳곳이 파괴됐으나 1950년대부터 복구에 나서 특히 요새 입구의 성벽은 무척 정교하게 복원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에는 필리핀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됐지만 현재는 식민 시대를 기억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감미로운 음악이 들려오는 정돈된 잔디와 시원한 분수대 주변에서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나들이 장소로 사람들을 맞는다.

리잘 공원
리잘 공원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 호세 리잘이 처형당한 장소에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리잘 공원'. 하나투어 제공

◇리잘 공원

마닐라 항만 인근의 아름답고 넓은 공원.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 호세 리잘이 공개 총살을 당했던 장소에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했다. 그의 사망일인 12월 30일은 필리핀의 국경일이며, 리잘의 모습은 필리핀의 1페소 동전에서도 볼 수 있다.

공원 한쪽에는 리잘의 처형 장면을 재현한 동상이 서 있으며, 그의 유골이 안치된 기념비 앞에는 정부군 의장대가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다. 또 그가 처형되기 직전에 남긴 '나의 마지막 작별'이란 시는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된 석판에 새겨져 있어 지금도 보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현재는 마닐라 시민들에게 산책이나 운동을 즐기는 휴식 공간으로, 여행객들에겐 현지인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명소다.

또 마닐라를 방문한 각국의 정상이나 귀빈들이 빼놓지 않고 들러 헌화하는 곳이며, 필리핀 독립기념일(6월 12일)이나 대통령 취임식 등 국가적인 행사도 이곳에서 열린다.

한편, 공원 내에는 다양한 테마 공간이 있는데 이중에는 2010년에 세워진 '필리핀 한국 우정의 탑'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의해 필리핀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희생된 한국인을 추모하는 탑이다.

팍상한 폭포
팍상한 폭포

세계 7대 절경 중의 하나로 꼽히는 '팍상한 폭포'. 하나투어 제공

◇팍상한 폭포

원래 이름은 '마그다피오' 폭포이며, 마닐라에서 동남쪽으로 105km, 2시간가량 떨어진 소도시 파그산한에 있다. 최고 낙차가 100m에 달하며, 이 폭포수를 몸에 맞으면 딸을 낳는다는 미신이 있어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다.

악마의 얼굴 모양을 한 폭포 바로 뒤쪽의 '악마 동굴'에 들어가면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두세 명만 탈 수 있는 작은 통나무배 '방카'에 몸을 싣고 원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열대림을 감상하다 보면 이곳이 왜 '세계 7대 절경' 중 하나에 포함됐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거대한 용소(龍沼)에서 수영을 즐긴 후 급류를 타고 쏜살같이 내려오는 레포츠도 인기 만점이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1998년), '플래툰'(1987년)을 촬영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타가이타이
타가이타이

해발 600m의 고지대여서 피서지와 휴양지, 현지인들의 신혼 여행지로 유명한 '타가이타이'. 하나투어 제공

◇타가이타이

수억 년 전 화산이 폭발한 뒤 길이 25km, 폭 18km에 이르는 호수가 형성됐고, 1977년 다시 화산이 폭발해 분화구 안에 작은 분화구가 또 생겨났다. 이로 인해 육지 한가운데에 호수가 있고, 호수 안에 섬, 이 섬 안에 다시 호수가 들어 있는 독특한 지형이 인상적이다.

중심 분화구의 호수에서는 지금도 연기가 솟아올라 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해발 600m의 고지대여서 마닐라보다 기온이 서늘하므로 피서지와 휴양지로 이름이 높고, 현지인들의 신혼 여행지로도 각광받는다.

인근에는 필리핀 전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부인이자 '사치의 여왕'으로 불렸던 이멜다 여사가 사용했던 별장 '피플스팍'이 자리 잡고 있다.

히든 밸리
히든 밸리

수정 같이 맑은 샘물과 온갖 꽃·나무, 서로 다른 5~6개의 지층 등이 타임머신을 타고 태고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히든 밸리'. 하나투어 제공

◇히든 밸리

마닐라에서 자동차로 약 90분쯤 떨어진 마킬링 산에 형성된 계곡. 수정같이 맑은 샘물과 온갖 꽃·나무, 이름 모를 새들, 겉으로 드러난 바닷조개 화석, 서로 다른 5~6개의 지층, 우거진 숲 사이의 오솔길 등이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태고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 수 있다.

어른 10여 명이 양손을 이어 감싸도 모자랄 만큼 거대한 나무 등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면, 자연의 품속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귀를 맑게 해준다.

1913년에 발견됐지만 대중에 공개된 것은 1972년부터이며, 팍상한까지 이어지는 전 구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빌라 에스쿠데로
빌라 에스쿠데로

'빌라 에스쿠데로'에서 즐기는 뗏목 체험. 하나투어 제공

◇빌라 에스쿠데로

에스쿠데로 가문의 개인박물관 겸 농장으로 1872년에 조성됐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일반인에게도 공개돼 현재는 관광과 휴양을 즐기는 복합리조트로 탈바꿈했다. 아직까지는 관광지로 덜 알려져 있어 현지인들이 주로 찾으며, 특히 한국인은 보기 힘들다.

박물관에는 에스쿠데로 가문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화폐, 의류, 조각, 그림, 무기 등 희귀한 물건이 대량으로 전시돼 있다. 쏟아지는 인공 폭포를 눈앞에서 바라보며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즐기는 '폭포 식당'이 이색적이다. 식사 후에는 강에서 보트를 타거나 뗏목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자료_하나투어(www.hana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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