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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블랙박스' 텔로미어, 배아줄기세포 유전자도 제어"

스페인 CNIO, 텔로미어·줄기세포 분화 연관성 입증
정상 세포(상)와 TRF1 제거 세포
정상 세포(상)와 TRF1 제거 세포[CNIO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 반복 부위로서, 염색체 손상이나 염색체 간의 비정상적 결합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는데, 텔로미어가 아주 짧아지면 해당 세포는 분열을 중단하고 사멸한다.

늙거나 손상된 세포가 스스로 죽어 문제의 소지를 아예 없애는 셈이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는 텔로미어를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무한증식하는 생식세포나 암세포에선 텔로미어가 줄지 않는다.

암세포가 멈추지 않고 이상증식 하는 것도, 텔로메라아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분비돼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걸 막기 때문이다. 텔로메라아제를 발견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 세 명의 과학자는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텔로미어에만 존재하는 TRF1 유전자가 TERRA라는 RNA 분자를 통해 '전(全)분화능(pluripotency)'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텔로미어가 배아줄기세포의 분화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스페인 국립 중앙 암연구소(CNIO)의 마리아 블라스코 박사팀은 최근 저널 '이라이프(eLife)'에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블라스코 박사는 CNIO의 '텔로미어·텔로메라아제 연구 그룹' 책임자다.

CNIO가 20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연구 개요( 링크 )를 보면, 세포가 신체의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전분화능이라고 하는데 동물의 경우 배아줄기세포만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많은 과학자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리는 건, 첨단 재생의학이나 이식용 장기 배양 등에 배아줄기세포의 전분화능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의 전분화능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하나의 후생적 신호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긴 RNA 분자인 TERRA가 폴리콤 단백질(Polycomb proteins)을 통해 주요 전분화능 유전자들에 작용한다는 걸 확인했다.

초파리에서 처음 발견된 폴리콤 단백질은, 배아 발달 과정에서 혹스 유전자(Hox gene)의 발현을 조절한다. 발달 과정에 필수적인 전·후방 축 지정은 혹스 유전자의 발현 패턴을 통해 결정된다.

이 TERRA 분자가 텔로미어에 생성되도록 지시하는 게 바로 TRF1 유전자다. TRF1은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복합체의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

TRF1이 차단됐을 때 전체 유전체의 발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분석한 결과, 80% 이상의 유전자가 전분화능 현상과 직접 관련돼 있었다. 또한 많은 유전자가 폴리콤 단백질의 제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TRF1의 지시에 따라 텔로미어에 생성된 TERRA 분자가 폴리콤 단백질과 정보를 교환하면서 텔로미어 구조 형성에 함께 관여한다는 것도 추가로 확인됐다.

실제로 TERRA 분자는 폴리콤의 제어를 받는 유전자에만 달라붙었다. 이는 TRF1이 TERRA 분자를 매개체로 삼아 전분화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시사한다.

정상적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에선 TRF1의 발현도가 높아지고, 폴리콤 단백질 복합체가 유전체에 느슨하게 결합하면서 전분화능 유전자가 발현한다.

그러나 TRF1이 제거되면 TERRA 분자의 발현도가 높아지고, 폴리콤 단백질이 전분화능이나 세포 분화 등과 관련된 유전자 제어에 다시 관여해, 유전자 발현도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상단 그래픽 참고)

보고서의 제1 저자인 로사 마리온 박사는 "전분화능 세포가 특정 부위의 조직으로 분화하게 프로그램하고, 전분화능 자체를 유지하는 데 TRF1이 필수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che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8/21 15: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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