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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비상금 훔친 뒤 절도 자작극 70대 남편, 경찰 수사에 자수

절도(PG)
절도(PG)[이태호,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우리가 범인 꼭 잡아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광주 북구에 사는 70대 A 할머니는 13일 낮 12시 40분 집을 나섰다.

동네 노인정으로 마실 가며 냄새가 나는 집안을 환기하기 위해 주택 1층 창문을 열어놓고 나왔다.

오후 6시 30분께 귀가한 할머니는 깜짝 놀랐다.

집안이 난장판이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그 앞에 놓인 화분은 넘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집안은 방마다 장롱 서랍이 열려있었고, 누군가 일부러 헤집어 놓은 듯 어질러져 있었다.

작은 방으로 서둘러 달려간 할머니는 장롱 깊숙한 곳에 감춰놓은 현금 2천600만원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했다.

도둑은 40만원 상당의 18K 금목걸이도 훔쳐 갔다.

놀라 뛰는 가슴을 억지로 누르며 할머니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다.

돈은 할머니가 낡은 집을 수리하려고 한 푼 두 푼 모아놓은 것이었다.

거액을 통장에 넣어놨다가는 혹시나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될까 봐 장롱 깊숙한 곳에 고이 모셔뒀던 터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팀은 고액 절도사건 발생에 서둘러 움직였다.

광주지방경찰청에 감식을 요청하고, 주변 CCTV도 샅샅이 뒤졌다.

이 장면을 할머니 남편인 B씨는 불편한 듯 지켜봤다.

신고 다음 날 비번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빨리 해결하려고 현장을 다시 찾은 형사들을 본 할아버지는 무언가 결심한 듯 아내를 조용히 불러 앉혔다.

그리고는 "돈을 내가 가져갔네"라고 털어놨다.

B씨는 빌린 돈을 갚아야 해서 아내의 비상금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도둑이 훔쳐 간 것처럼 꾸미려고, 자신의 집을 일부러 어지럽히기도 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목걸이도 훔쳤고, 훔친 돈과 귀금속은 집안 김치냉장고 밑에 숨겨뒀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경찰이 왔다 갔다 수사하는 모습에 '제 발이 저려' 결국 죄를 할머니에게 자백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이 배우자 간 발생한 절도사건으로 '친족간 재산 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할 수 있다'는 친족상도례에 따라 B씨를 처벌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따가운 질책과 잔소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pch8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8/16 11: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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