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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외면한 엄마 이야기…다신 아픔 없도록 우리가 잇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서 유족들 편지 소개
여가부, 인터뷰 내용 정리해 완성…배우 한지민이 대독
닥종이로 만든 소녀상
닥종이로 만든 소녀상(원주=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18일까지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 열리는 '평화의 소녀상 닥종이 인형 전시'에 나온 소녀상 인형.kimyi@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엄마가 오래전 겪은 모진 시간을 어린 딸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딸은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 대화를 잠결에 듣고서도, 엄마의 성치 못한 몸을 보면서도 수십 년 전 엄마에게 일어난 일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저 겁이 나고 친구들이 알게 될까 두려웠을 뿐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이제 어머니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딸은 "가엾은 우리 엄마"를 부르며 "미안하고 죄송하다"라며 뒤늦게 고백한다.

"어쩌면 저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써 외면했어요. 제가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모른 척 하고 싶었습니다.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습니다. (중략) 그 깊은 슬픔과 고통을 안고 얼마나 힘드셨을지 가슴이 아파져 옵니다."

14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는 위안부 피해자의 유족들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이 낭독됐다.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라는 제목을 단 편지는 배우 한지민이 대신 낭독했다. 여성가족부는 2명 이상의 유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편지를 완성했으며, 인터뷰에 응한 유족들이 신원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고 전했다.

편지 주인공은 어머니가 매주 수요일 광화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한 때를 상기한다.

딸은 "처음에는 엄마가 어디 가시는지조차 몰랐다"라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미국과 일본까지 오가시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겪은 참혹하고 처절했던 시간을 하나씩 하나씩 자세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여러 차례 일렀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구나.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

유족은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라면서 "이러한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뤄내겠다"라고 다짐했다.

ai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8/14 11: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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