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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는 역사적 수치의 부인"

송고시간2019-08-10 07:10

일본 학자 우카이 사토시 교수, 학술회의서 주장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미술작품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는 일본 정부가 역사적 수치를 부인한 폭력적 행태라는 지적이 일본 학자로부터 나왔다.

우카이 사토시 일본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연세대 국학연구원과 근대한국학연구소가 9일 연세대에서 개최한 학술회의 '연세한국학포럼'에서 대담자로 등장해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과 위안부 문제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

지난 3월 '저항에의 초대' 번역본을 낸 우카이 교수는 발표문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와 관련해 "지금까지 어느 나라가 피해국에 설치된 동상에 대해서 이 정도로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 적이 있는가"라며 "정말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독일이 전후 책임을 인식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우카이 교수는 1985년에 서독 수상이었던 헬무트 콜이 성명에서 언급한 '시효 없는 수치'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전쟁 책임에 대해 서양인 정치가 언설(言說)에서 '수치'라는 단어가 사용된 최초의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독일인의 전쟁 책임은 시간의 경과와 함께 소멸하지 않았으며 세대를 넘어 자력으로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라고 봤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수치는 죄를 지은 세대의 독일인과 그들의 동일화 대상이었던 파시스트 지도자의 수치로, 시간이 흘러 동일화가 단절됐기에 고백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정치인들은 전쟁 책임, 식민지 지배 책임을 말할 때 '양국 사이에는 과거의 불행한 시기' 같은 표현을 사용했고, 여기에는 암묵적인 시효 종료의 요구가 포함돼 있다고 우카이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 요구는 암묵적이지 않다"며 "아베 신조 총리가 2015년 위안부 문제를 한국의 전 정권과 합의한 뒤 '불가역적', '해결 완료'라는 공격적 언사를 공공연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우카이 교수는 "일본 보수파가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는 '자부(自負)의 전략'을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은 전쟁범죄의 책임자들과 동일화가 단절돼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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