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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더 강한 강원FC "병수볼? 이제야 피땀 훈련 결과 나와요"

송고시간2019-08-07 16:58

최근 10경기에서 단 1패…주말 서울전 앞두고 "바짝 독이 올라있다!"

김병수 감독의 '점유율 높인 극단적인 공격축구'…'병수볼 별명'

선수들 독려하는 김병수 감독
선수들 독려하는 김병수 감독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1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19 울산 현대와 강원 FC의 경기. 강원 김병수 감독이 경기 중 엄지손가락을 들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19.7.21 yongta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5라운드를 기점으로 겨우내 훈련했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19가 중반기를 넘어가면서 더욱 뜨거워진 강원FC의 공격 축구가 열대야에 시달리는 팬들의 청량제가 되고 있다. 경기 막판까지 숨 쉴 틈 없이 '공격 앞으로!'를 외치면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강원FC는 24라운드까지 치러진 이번 K리그1에서 11승5무8패(승점 38)로 4위까지 올랐다. 시즌 초반 11위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3위 FC서울(승점 45)에 승점 7차로 따라붙었다.

강원이 따낸 승점 38 가운데 절반인 19점은 최근 10경기에서 따냈다. 강원은 최근 10경기에서 5승4무1패를 기록했다.

지난 17라운드에서는 포항 스틸러스에 0-4로 끌려가다 후반 25분부터 내리 5골을 뽑아내 5-4로 역전승을 따낸 장면은 이번 시즌 강원 축구의 백미로 손꼽힌다.

올해 강원이 추구하는 축구는 '공격 앞으로!'다. 실점하더라도 다득점을 노려서 경기를 뒤집는 게 목표다.

이 때문에 팬들은 김병수(49) 감독의 축구 스타일에 '병수볼'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병수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극단적인 공격축구'다. 상대 진영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슈팅 횟수를 늘려가며 득점을 노리고 있다. 1-0으로 이기는 축구가 아니라 3~4골을 넣고 이기자는 게 강원 축구의 지향점이다.

이번 시즌 강원의 득점은 후반에 집중되고 있다.

강원은 24라운드까지 39골(전반 14골·후반 25골)을 넣었는데 후반전 득점이 전체 득점의 64.1%를 차지한다.

특히 강원은 후반 16~30분 사이에 전체 득점의 23.1%인 9골을 넣었다.

K리그1 전체로 따졌을 때 후반 16~30분 사이에 들어간 골의 비율이 전체 득점의 14.5%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강원 타임'이라고 할 만하다. 강원의 후반전 득점 비율도 K리그1 전체(59.9%)보다 높다.

골 넣은 뒤 환호하는 강원FC
골 넣은 뒤 환호하는 강원FC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4일 오후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19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 강원 정조국(오른쪽)이 골을 넣자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9.8.4 hak@yna.co.kr

그렇다면 강원이 후반에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강원 관계자는 "후반으로 갈수록 어느 팀이든 무의식적으로 수비 라인을 내리게 된다. 후반 중반 이후 볼 소유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격 축구에 집중하는 우리 팀에 득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볼 점유가 늘어난다고 해서 득점이 덩달아 높아질 수만은 없다. 상위권 팀들처럼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나 스타플레이어가 부족한 강원의 득점 과정은 겨우내 피땀 나게 준비했던 '병수볼'의 결과라는 게 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원의 전력강화부장이었던 김병수 감독은 지난해 8월 송경섭 전 감독이 경질된 이후 사령탑을 물려받았다.

김 감독은 겨울 전지훈련 동안 패스 훈련에 집중했다. 정조국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까지 볼의 퍼스트 터치 방식을 모두 뜯어고칠 정도로 기본기 훈련에 충실했다.

스타플레이어가 부족한 팀의 사정 때문에 김 감독이 선택한 축구는 정확한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린 뒤 상대 진영에서 극단적인 공격을 펼치는 것이었다. 결국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모든 것의 기본이 된 셈이다.

'병수볼'의 기원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원 관계자는 "당시 영남대 감독이었던 김 감독이 2011년 아약스(네덜란드) 연수 과정에 참가해 아약스 유스팀의 훈련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라며 "요한 크라위프 감독이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스페인) 사령탑 시절 구사했던 토털 사커를 기본으로 삼아 자신만의 전술을 만들어 냈다"고 귀띔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상주 상무와 1라운드에서 0-2로 패하면서 좌절감을 맛봤다.

14라운드까지 6승1무7패에 머물면서 겨울 전지훈련 효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선수와 감독
선수와 감독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4일 오후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19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 강원 이영재(오른쪽)가 골을 넣자 김병수 감독이 손뼉을 치고 있다. 2019.8.4 hak@yna.co.kr

터닝포인트는 15라운드 수원 삼성과 1-1로 비긴 경기였다. 비록 선제골을 넣고 비겼지만 김 감독이 추구하는 '병수볼'의 짜임새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후 24라운드까지 5승4무1패로 상승세를 타며 4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런 가운데 '왼쪽 날개' 조재완이 5월부터 실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8골을 쏟아냈고,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지현이 8골, 백전노장 정조국이 5골로 힘을 보탰다. 7월에 합류한 이영재(2골)도 전력에 큰 힘을 보탰다.

조재완은 8골 가운데 7골을 후반에 터트리고, 김지현도 후반에 5골을 기록하면서 '병수볼'을 이끌었다.

강원의 최종 목표는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3위 서울을 뛰어넘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강원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맞대결한다. 강원은 올해 서울과 두 차례 만나 1무1패다.

강원 관계자는 "선수들이 서울전을 앞두고 바짝 독이 올라 있다"며 "애초 9월께 강원의 축구 색깔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훨씬 빨라졌다. 이번 서울전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게 선수들의 각오"라고 밝혔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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