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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장] 몰디브 말레 수산시장

(말레=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신혼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말레 공항에 근접해서 비행기 창문 너머 밑을 내려다보면 건물이 가득 들어차 있는 작은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섬이 바로 말레 수도 섬이다.

말레는 전 세계에서 손꼽는 초미니 수도 중 하나로, 섬 면적이 가로 1.7km, 세로 1km다. 이 작은 지역에 13만여 명이 모여 사니 인구밀도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몰디브 말레 수도섬과 공항섬 [사진/조보희 기자]
몰디브 말레 수도섬과 공항섬 [사진/조보희 기자]

◇ 참치가 주식인 몰디브

몰디브 사람들의 주식은 참치 등 생선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바다이고 경작지가 거의 없다 보니 과일, 채소 등 재배작물은 극소수이고, 쌀이나 밀가루 같은 곡물은 전량 인근 스리랑카 등에서 수입한다.

그래서 너른 앞바다에서 흔하게 잡을 수 있는 참치가 오랫동안 몰디브 사람들의 배를 채워 왔다. 자연히 말레의 대표 시장은 수산시장이고, 시장에서 가장 흔한 물고기는 참치다.

말레 시내 북쪽의 중심 상업지구에 있는 말레 수산시장은 늘 신선한 식자재를 사려는 현지인들로 붐빈다. 특히 아침에 바다로 나갔던 어선들이 항구로 돌아오는 오후 4시경 수산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무게 50kg에 길이 1m가 넘는 가다랑어, 황새치 등 대형 참치류부터 작은 삼치까지 다양한 크기와 형형색색의 싱싱한 참치들이 시장바닥에 펼쳐진다.

생선이 들어오면 시장은 상인과 손님의 흥정 소리로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진다.

참치가 가득 들어찬 말레 수산시장 [연합뉴스DB]
참치가 가득 들어찬 말레 수산시장 [연합뉴스DB]

수산시장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생선을 먹기 좋게 손질해 주는 생선 해체 전문가들이다. 우리나라에선 이 일은 대부분 아주머니들이 하지만, 몰디브에선 근육질의 팔뚝을 가진 장정들이 거대한 생선을 쉴 새 없이 토막 낸다.

팔뚝만 한 크기의 참치는 30초면 끝나고, 대형 참치도 몇 분이면 해체가 완료된다. 머리 분리, 지느러미 제거, 껍질 제거, 뼈 발췌, 살코기 분리 순으로 진행되는 해체작업은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구경거리다.

덩치 큰 생선을 다루다 보니 해체하는 장정들의 팔뚝은 굵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여행자에겐 신기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현지인에겐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대형참치를 손질해주는 해체 전문가들 [사진/조보희 기자]
대형참치를 손질해주는 해체 전문가들 [사진/조보희 기자]

시장 건물 밖으로 나오면 항구에 고기잡이배들이 정박해 있다. 대부분의 배가 파란색이다. 몰디브 바다가 파랑 일색이다 보니 배도 파란색으로 칠한 걸까.

선원들은 배 위에서 고기 잡느라 땀범벅이 된 몸을 씻고 있다. 거대한 참치를 낚아 올리는 일은 어부나 참치 양쪽 모두에게 생존이 걸린 사투일 것이다.

몇 걸음 옮기면 과일과 채소를 파는 재래시장으로 이어진다. 입구에는 몇몇 남자들이 바닥에 코코넛을 쌓아놓고 쉬고 있다.

시장에는 가게마다 처마에 바나나 다발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코코넛, 파파야 등 대부분 열대 과일이다.

잎채소가 많고 우리나라 시장에서 흔한 뿌리채소는 많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의 섬이 산호섬이고 모래로 되어 있어 작물 재배가 다양하지 못한 탓일 것이다.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상인이나 손님은 대부분 남자로, 여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몰디브는 이슬람국가이기 때문에 바깥일은 대부분 남자가 한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말레 재래시장 [사진/조보희 기자]
과일과 채소를 파는 말레 재래시장 [사진/조보희 기자]

◇ 국제공항에서 택시로 갈 수 있는 말레섬

몰디브에 오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말레섬과 떨어진 벨라나 국제공항(훌훌레섬)에 도착한 뒤 예약해 둔 리조트 섬으로 바로 이동하기 때문에 말레 시가지를 관광하려면 시간을 내 말레섬으로 이동해야 한다.

말레섬과 훌훌레섬은 2018년 9월 개통한 시나말레 다리로 연결돼 두 섬 간 차량 이동이 가능해졌다. 페리 외에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몰디브는 인도 아래 스리랑카에서 남서쪽으로 약 650km 거리에 있다. 길이 760km, 폭 128km의 바다에 산호로 둘러싸인 섬 1천190여 개가 긴 띠를 이루고 있다.

90%가 바다에 덮여 있고 물 위에 올라와 있는 국토의 면적은 제주도의 6분의 1 크기인 300㎢에 불과하다. 그중 가장 큰 섬의 면적이 8㎢가 채 되지 않는다.

몰디브 섬의 평균 해발고도는 2.1m이며 섬 면적의 80% 이상은 해발고도가 1m 이하다. 어느 곳이나 6m를 넘지 않는다. 이런 조각 섬들에 약 47만 명이 사는데, 수도인 말레에 약 30%가 모여 산다.

관광산업은 몰디브 국내총생산(GDP)의 28%, 외화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3년 9월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기후회의 5차 평가 보고서에서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지구 해수면 상승으로 21세기 말에는 몰디브가 수몰돼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는 작은 섬이지만 한 국가의 수도로서 온전한 기능을 갖추고 있고, 환경에 순응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몰디브를 방문한다면 시간을 내서 말레 수산시장도 둘러보자.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9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job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15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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