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반려동물 기능성 영양간식으로 승부…벤처창업가 이대훈씨
송고시간2019-07-28 08:01
반려묘 이름 딴 '오복누리' 유산균 배양 간식 제품 '누리츄' 시리즈 호평
신제품 계속 출시 "철저한 연구와 실험으로 반려동물 먹거리 만들겠다"
(경산=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우리 오복이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영양 간식은 없을까…"
반려동물 기능성 영양 간식 전문업체 '오복누리' 이대훈(33) 대표의 창업은 자신의 반려묘 '오복이'에 대한 사랑에서 싹이 텄다.
오복이는 약 5년 전 지인을 통해 분양받은 생후 3개월 된 고양이다. 이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 캠퍼스에서 집 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면서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마침내 분양까지 받게 됐다.
대구가톨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기능성 식품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0여년간 사람을 위한 건강 기능성 식품 소재와 가공, 기능을 연구하던 그는 늦은 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늘 오복이로부터 따뜻한 위안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오복이를 좀 더 잘 챙겨줘야 하는데…", "오복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과 미안한 마음이 가슴 한쪽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복이가 새 간식을 먹은 뒤 며칠 동안 묽은 변으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문득 오복이를 위해 직접 유산균 영양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산균을 사료에 섞어 줬지만, 오복이가 일일이 가려내며 잘 먹지 않고 건강은 갈수록 나빠지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때마침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창업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개설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한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오복이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하고 경일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당초 마음먹었던 제품 개발에 나섰다.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동물 영양제를 개발해 오복이를 비롯한 반려동물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뜻을 같이하는 식품영양학 석사와 박사급 연구원 2명을 영입해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이 대표가 주목한 분야는 '유산균 배양액'이다.
일반적으로 유산균 영양제는 균을 배양하고 배양한 유산균에 정제, 부형제, 코팅제 등을 첨가하는 제조과정을 거친다.
제조 과정 중 버리게 되는 유산균 배양액 내에 천연항생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된 사실에 착안, 유산균 배양액을 직접 생산해 영양제로 만들었다.
장 내 악성 유해균은 얇은 막을 형성, 유산균이 이 막을 뚫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산균 배양액 내 천연항생물질은 막을 제거하고 악성 유해균을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짜 먹이는 형태의 유산균 '누리츄 프리바이오틱스' 3종과 분말타입 '누리츄 프로바이오틱스' 1종이다. 반려동물의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生)유산균 배양액 영양간식이다.
이 과정에서 반려동물 장내 환경 개선을 위한 유산균 제조 방법, 반려동물용 골(骨) 질환 개선을 위한 조성물 제조법 2건을 특허등록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바이오 벤처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누리츄 프로바이오틱스'를 추가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새로운 반려동물 영양제를 만들겠다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는 투자자들로부터 신선한 반응을 일으켜 펀딩 사이트 오픈 한 달 만에 모금 목표액의 10배를 달성했다.
이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9월께 신제품 3종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자체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유명 포털사이트와 동물병원, 애완동물샵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판매를 동시에 하는 이 대표는 "반려동물에게 먹이기 편하고 변비나 설사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이용 후기를 볼 때면 큰 힘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존 유산균 제품들은 수입품이 많고 사람을 위한 제품을 조금 변형해 애완동물용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라며 "전문 인력이 철저한 연구와 검증된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진정한 의미의 반려동물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duc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7/28 0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