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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프로세스 와중 美 '유엔사 강화론'…협상에도 부담 가능성

평화체제下 유엔사 지위, 민감한 쟁점…역할 강화시 北·中 반발 예상
[고침] 그래픽(유엔군사령부 개요)
[고침] 그래픽(유엔군사령부 개요)(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1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받을 국가에 일본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를 대표하는 미국이 7개의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과 실제 합의한다면, 일본 자위대는 유사시 한반도에 유엔기를 들고 투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jin34@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노력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유엔군사령부가 '다국적 군사기구'화 등 덩치를 키우며 역할 강화를 모색하는 조짐이어서 향후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11일 "미국은 한반도에서 유엔군사령부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유엔사 후방기지들이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고 밝혔다.

미국은 6·25전쟁 직후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독일에 대해서도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해 달라고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1978년 한미연합사에 주한미군과 한국군에 대한 평시 작전통제권을 넘긴 이후로 한반도에서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이 체결됐을 때, 정전협정의 유지 관리를 기본 임무로 하는 유엔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평화체제 협상의 민감하고도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유엔사가 계속 남아 평화체제 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도 있다. 미국이 유엔사의 미군 색채를 벗겨내고 다국적이고 독립된 군사 기구화를 모색하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다.

반면 정전협정 체제가 종식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유엔사가 장기적으로 존속할 명분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유엔사의 존폐 문제가 논점이 되거나 최소한 기능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인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유엔사의 역할 강화가 추진되는 것은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유엔사의 이른바 '재활성화'(revitalization)론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됐을 때 나온 것"이라며 "지금처럼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재활성화론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엔사 강화 움직임은 비핵화와 상응조치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반발을 불러 협상 과정을 더욱 어렵고 복잡하게 할 소지도 있다.

북한은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다"(리용호 외무상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며 유엔사 해체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유엔사를 존속시키고 다국적군 형태로 사용한다면 북한은 이에 반발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안전보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유엔사의 다국적 연합기구화에 미국의 대(對) 중국 견제 의도가 담긴 것이라면, 동북아에서의 갈등구조를 심화시키고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다만 한편에서는 유엔사 존속 여부는 결국 미국의 의사에 달려 있고, 유엔사가 "형해화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유지에 있어 주요 행위자"(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한국이 선제적으로 이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유엔사의 역할 강화가 추진되는 의도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함께, 향후 비핵화·상응조치 협상 과정에서 난제로 돌출하지 않도록 한미 간의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비핵화와 함께 진전될 평화체제 구축 과정은 한미동맹의 성격과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역할에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만큼 면밀한 공조를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7/11 15: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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