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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英대사 몰아낸 트럼프…동맹에 '아첨만이 살길' 메시지"

CNN 보도…"솔직한 평가 본국 전달이 대사 임무고 美대사도 마찬가지" 지적
물러난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
물러난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AF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주미 영국대사가 결국 사임하면서 동맹들로서는 '트럼프에 대한 아첨만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받아든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의 사임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과의 강한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아첨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동맹국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정과 트럼프 행정부의 업무 처리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국에 이러한 내용의 전문을 보낸 대럭 대사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동맹국들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누가 나라를 대표할지 결정할 특권은 주재국이 아닌 본국이 갖고 있는 것이 외교인데 이번 일은 외교의 작동 자체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주재국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본국에 전달하는 것이 대사의 임무 중 하나이고 대럭 대사가 이러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궁지에 몰리게 된 것 역시 문제라고 CNN은 짚었다.

CNN은 "대사들은 주재국에 대한 솔직한 분석을 (본국에) 종종 보내고 2010년 위키리크스가 미국의 외교기밀을 대량 유출했을 당시 보듯 미국 대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DC의 영국대사관
워싱턴DC의 영국대사관[AFP=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아무리 극진한 대접을 받더라도 친선관계의 강화로 직결시키지는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초 영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포함해 왕실 및 정부 관계자가 총출동, 예우에 공을 들였고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만족감을 표했으나 한 달 만에 발생한 대럭 대사의 전문 유출 사건으로 극진한 대접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 순간에는 그런 대접을 즐기지만 정책 결정이나 상대국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는 호의의 축적으로 거의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평했다.

대럭 대사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에 보낸 이메일 전문이 영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맹폭 대상이 됐다. 전문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서툴고 무능하며 불안정하다'고 평가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대럭 대사를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만찬 행사 초청을 취소하면서 압박을 가했고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이 방어에 나섰으나 대럭 대사는 결국 사임을 택했다.

대럭 대사의 사임 결심에는 차기 영국 총리 유력후보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뜨뜻미지근한 태도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전 장관은 9일 유세 중 대럭 대사 지지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nar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7/11 05: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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