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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지우고 국산 새겨…원산지 속인 배관부품 1천억대 공급

송고시간2019-07-04 15:51

울산지검, 플랜지 제조업체 전·현직 임원 7명과 법인 기소

발전소·정유설비 등에 사용…검찰 "사용 시설 안전점검 필요"

울산지방검찰청
울산지방검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중국·인도산 배관부품을 국산이라고 속여 1천200억원어치를 국내외에 판매한 업체가 적발됐다.

울산지검은 국내 대표 플랜지 제조회사 A업체 회장 B(73)씨, 전 대표이사 C(68)씨, 현 대표이사 D(51)씨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대외무역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양벌규정을 적용해 A업체도 함께 기소했다.

플랜지는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관 이음 부품이다. 지름이 크거나 내부 압력이 높은 배관, 자주 떼어낼 필요가 있는 배관 등에 사용된다.

정유시설이나 석유화학시설 등 배관이 많이 사용되는 장치산업에 많이 쓰인다.

검찰에 따르면 A업체는 2008년 6월부터 2018년 9월까지 10여 년 동안 중국 등에서 플랜지를 수입한 뒤,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1천225억원을 받고 국내 26개 업체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7월부터는 원산지를 조작한 플랜지 11억원 상당을 해외 6개 나라에 수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제품에 'Made in China'라고 적혀있는 원산지 표시를 그라인더로 갈아 지운 뒤, A업체 로고와 'KOREA'를 새로 새기는 수법으로 원산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 제품이 국내 발전소·정유·석유화학 설비 등 산업기반시설에 공급됐으며, 시험성적서도 조작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플랜지를 공급받은 일부 회사가 원산지 조작 제품을 사들였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국내산으로 교체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상당수 부품은 산업현장에서 그대로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원전에도 해당 부품이 사용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구체적인 시설이나 설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A업체는 플랜지 소재 함량 비율이나 인장강도 등 수치가 적힌 시험성적서도 허위로 발행, 현재로선 원산지가 조작된 플랜지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다만 플랜지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 규격은 없으며, 해당 제품이 거래될 당시 미국 규격을 준용해 이뤄진 안전성 검사에서는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플랜지를 공급받는 기업이 제품 검수 과정에서 안전성을 검사했을 때,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그러나 원산지 조작 제품이 사용된 시설의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관계 행정부처에 수사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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