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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추문 파문 속 "고해성사 누설, 국가가 강제 못해"

송고시간2019-07-01 23:12

미국·호주서 사제의 고해성사 불가침성 부정하는 법안 채택에 우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 호주,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사제들에 의한 성 추문이 드러나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교황청이 고해성사의 불가침성을 강조하면서, 국가가 사제로 하여금 고해성사를 누설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의 일요 강론을 듣기 위해 교황청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 [EPA=연합뉴스]

교황의 일요 강론을 듣기 위해 교황청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 [EPA=연합뉴스]

교황청 내사원은 1일(현지시간) "고해성사는 신으로부터 직접 부여받은 임무로, 어떤 정부나 법률도 고해성사의 비밀유지 규정을 위반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 아래 공개된 이 같은 문서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신뢰를 크게 흔들고 있는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파문 속에 나온 것이다.

호주 등 일부 국가는 고해성사 도중 아동 성 학대를 알게 된 사제가 이 사실을 사법당국에 알리지 않을 경우 범죄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도입하는 등 최근 고해성사의 불가침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까지 호주의 전체 8개 주 중 2곳이 이 같은 법안을 채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 역시 지난 5월 사제가 고해성사 도중 동료 사제나 교회 직원의 성 학대를 알게 됐거나, 이와 관련된 의혹을 갖게 됐다면 고해성사의 비밀유지가 해제돼야 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호주와 미국의 가톨릭 지도자들이 이 같은 법안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청 내사원은 사제들의 이런 입장을 지지하기 위한 의도에서 이번 문서를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사원은 "고해성사의 비밀유지라는 신성 불가침한 성격을 깨뜨리는 목적의 모든 정치적인 행위나 법안은 교회의 자유에 대한 용인할 수 없는 공격이자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교황청 내사원장인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은 이번 문서가 혹시라도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와 교회 상급자 차원에서의 이의 조직적인 은폐에 대해 단호한 대처를 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되어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피아첸차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성년자와 취약한 사람들의 보호 촉진, 모든 형태의 학대의 예방을 끊임없이 강조해왔다"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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