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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달착륙 50주년] 한국 달탐사 '난항'…"지속적 추진 중요"

2020년 달궤도선 발사 계획 차질 전망…과기부 "사업 전반 검토 중"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중국, 일본, 인도 같은 신흥 우주국가가 뛰어들며 최근 달 탐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달 탐사 경쟁이 '1라운드'라면 '원조' 우주강국에 아시아 국가가 합류하면서 탐사 경쟁의 '2라운드'가 열린 셈이다.

우리나라도 여기 참여하기 위해 2007년 달 탐사 로드맵을 세우고 달 주위를 도는 궤도선을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 궤도선 개발에 성공하면 탐사 로버를 싣고 달 표면으로 내려갈 착륙선도 달에 보낼 예정이다.

작년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궤도선을 2020년까지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 달 탐사 착륙선과 로버 상상도
한국 달 탐사 착륙선과 로버 상상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한국 달 탐사, 우주기술 확보가 목표

달 탐사 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과 착륙선은 달 표면 영상을 확보하고 달의 우주방사선을 측정하며 자원을 탐사하는 등 임무를 수행한다.

정부가 구상 중인 달 궤도선과 착륙선은 각각 550㎏짜리로 해외 탐사선 중량의 절반 정도다. 달 궤도선 발사에는 외국 발사체를 사용하지만 착륙선은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활용할 예정이다.

달 궤도선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달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 인터넷 시험 장비 등 5개의 장비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하는 섀도 카메라 등 탑재체 총 6기가 실린다.

궤도선은 달 주위를 1년 이상 돌면서 달 지형관측, 착륙선 착륙지점 정보 수집,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 관측과 실험을 하게 된다. 궤도선 발사 업체로는 미국의 스페이스X가 선정됐다.

달 궤도선에 이어 달 착륙선도 개발되는데, 여기에는 달 표면을 이동하며 각종 탐사 임무를 수행할 20㎏짜리 로버가 실린다. 착륙선 발사에 사용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작년 11월 기본구성체인 75t급 엔진의 시험발사를 마쳤고 2021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3단형 발사체인 누리호는 1단부가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은 300t급의 엔진으로 구성되고, 2단부는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부는 7t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길이 47.2m, 최대 직경은 3.5m, 총중량은 200t이다.

시험용 달 궤도선의 모습
시험용 달 궤도선의 모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그동안 달 탐사 사업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지는 못했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해 2020년 발사하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달 탐사 사업의 목표는 '기술 자립화'였다. 우주탐사에 필요한 전기 추력기 기술, 궤도 제어기술, 우주항법, 로버 기술, 심우주 통신 기술 등을 확보하려던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달 궤도선을 발사를 2017∼2018년, 착륙선 발사를 2020년으로 계획을 5년 정도씩 앞당기도록 수정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이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조정됐다. 작년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20년으로 '원위치' 시켰다. 달 착륙선의 경우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한다는 조건 아래 2030년 내 발사를 추진키로 했다.

◇ 제 자리 찾은 달 탐사 계획, 다시 암초에

달 탐사 계획은 과학적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수차례 변경되는 혼란을 겪은 끝에 다시 안정을 되찾았지만, 계획이 목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주개발에서 연구개발 과정의 난제로 계획이 수정되고 미뤄진 사례는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달 궤도선 발사 역시 2020년으로 원래 자리를 되찾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계획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작년 하반기에 달 궤도선 설계를 확정하는 상세설계검토(CDR) 회의가 열려야 했지만 연구진의 이견으로 회의는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기술적인 문제를 두고 궤도선 설계가 1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지난 6월 10일 성명을 통해 "중량 550㎏, 연료탱크 260ℓ의 기본설계로는 달 궤도선이 6개의 탑재체를 싣고 1년간 임무를 수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사업단장이 연구자들의 의견과 기술적인 근거들을 묵살하고 기존 설계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며 연구 현장의 갈등 상황을 전했다.

노조는 이어 "지금으로서는 2020년 12월로 예정돼있는 궤도선 발사가 2022년 가능할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산학연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달 탐사 사업 점검 평가단이 일정을 포함해 사업 전반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궤도선 발사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나라 달 탐사 사업이 현재 암초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게 과학기술계의 중론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 확보는 물론이고 국제협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달 탐사 사업의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세계 각국이 다른 천체로 나가기 위해 달을 교두보로 삼고 우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은 분명하다"며 "달 탐사에 대한 기술과 아이디어, 수단 등이 준비돼 있지 않다면 우리는 이런 움직임 속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달 탐사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연구위원 역시 "달 탐사는 우리 스스로 우주에 대한 문제를 정의하고 지식을 생산해 인류의 과제를 해결하는 '지식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달 탐사와 관련된 지식의 확장에 공헌한 국가가 추후 개발의 이권과 관련해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우주기술의 특성상 변화의 흐름에 한 번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미래 우주탐사와 관련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투자가 지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7/01 08: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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