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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침몰유람선 선장, 조난신호도 못보내…급박성 짐작"

허블레아니號 운영사 "선장, 후배들 '귀감' 여겨져"
"인양된 배 손상·장치 분석하면 더 또렷이 드러날 것"
수면위로 올라온 훼손된 허블레아니호
수면위로 올라온 훼손된 허블레아니호(부다페스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허블레아니호가 손상된 채 클라크 아담에 의해 인양되고 있다. 2019.6.11 superdoo82@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슬로 선장은 후배들에게 귀감이었습니다."

헝가리에서 한국 관광객 투어 중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號)' 운영사 파노라마데크의 대변인 토트 미하이는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선장 'C 러슬로'를 "선장으로서 역량이 뛰어나고 호감이 가는 성격으로, 후배 선원의 존경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러슬로 선장은 앞서 이날 침몰 13일만에 인양된 허블레아니의 조타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토트 대변인은 "오랜 경험을 갖춘 러슬로 선장이 조난신호조차 보내지 못할 정도로 급박하게 침몰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 대변인은 이날 선장 등 사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가슴 아프지만 선장의 시신이 수습돼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다음은 토트 대변인과의 문답 내용.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토트 미하이 '허블레아니號 운영사' 대변인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토트 미하이 '허블레아니號 운영사' 대변인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허블레아니호가 인양된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토트 대변인. 2019.6.12

-- 오늘 인양된 선체 조타실에서 선장이 발견됐다. 심정은

▲ 경찰이 예상했던 바다. 이번 사고로 우리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시신을 수습했기에 한편으로 안도했다. (한국처럼) 헝가리인도 시신을 찾아 온당한 장례를 치르는 걸 정말로 중요하게 여긴다. 가족이 동의한다면 회사장(葬)으로 장례를 치르고, 전통대로 '선원 장례'(Hajos temetes) 의식을 따를 것이다.

-- 선장은 어떤 분이었나

▲ 전문성으로나 승객을 대하는 자세에서나 그는 젊은 선원에게 '롤 모델'로 여겨져 존경을 받았다. 파노라마데크에서 4년을 포함해 선장 경력만 24년이다. 솔직하고 호감 가는 성격이었다. 다뉴브강에서 그와 함께 일한 동료들은 누구나 안전하다고 느꼈다. 우리 회사에 선장이 대략 20명인데, 러슬로는 그중에서도 최고였다. 규정에 따라 선장들은 4∼5년마다 자격갱신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러슬로 선장은 올해 2월 심사를 통과했다. 그의 경험과 역량을 고려한다면, 침몰사고 순간 무언가 할 수 있었다면 반드시 했을 것이다.

-- 사고 당시 조난신호조차 없었는데

▲ 우리 데이터에 따르면, 사고는 초단위(7초)로 순식간에 일어났다. 무전을 치거나 조난신호를 보낼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선장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당시 선박이 너무나 빨리 시야에서 사라져서 주변에서 처음 목격한 건 강물에 빠진 승객들이었다. 근처에서 운항한 우리 회사의 다른 선장이 처음 비상통신채널로 조난신호를 보냈는데, 내용은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는 거였다. 그래서 주변 배들이 모여 구조에 나섰다. 구조활동을 벌이며 선박들이 서로 위치를 파악하면서, 침몰한 지 몇분이 지나서야 허블레아니가 실종된 걸 깨닫게 됐다.

너무나 짧은 순간이어서 선장도 사태를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불과 몇초 새 그가 어떤 반응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인양된 배의 기계장치를 살피면 당시 그의 반응을 더 알 수도 있으리라 본다.

-- 가해 선박을 풀어준 일이나 '가해 선박' 선장의 기소내용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들어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동의하는가

▲ 우리는 그러한 지적에 관해 말할 의견이 없다. 수사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최선을 다해 수사당국에 협조할 뿐이다. 다만 해외 언론으로부터 큰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검찰이 최선을 다하리라 믿는다.

비셰그라드 선착장 앞의 현지 경찰들
비셰그라드 선착장 앞의 현지 경찰들(비셰그라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0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바이킹 시긴호가 정박한 헝가리 비셰그라드 선착장 앞에 도착한 경찰들이 짐을 꺼내고 있다. 2019.6.11 superdoo82@yna.co.kr

-- 경찰은 초기 발표 때 허블레아니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크루즈선 앞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충돌이 났다고 말해, 사고 원인에 러슬로 선장도 책임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어떻게 생각하나

▲ 다뉴브강에서 배가 추월을 하려면 뒤따르던 선박이 먼저 교신을 해서 앞 선박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고를 낸 '바이킹 시긴호(號)'호는 그러한 의무를 위반한 걸로 나타났다. 이것은 주변에 있던 우리 회사의 다른 선박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수사 당국은 바이킹 시긴의 교신 기록을 가져갔으므로 명백한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 또 경찰의 초기 발표 후 추가로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방향 변경은 크루즈선이 유람선을 일차로 추돌한 결과로 추정된다. 수사당국이 이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제 유람선이 인양됐으므로 배의 손상과 장치를 분석하면 이러한 부분이 더욱 또렷이 드러날 것이다.

헝가리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바이킹 시긴
헝가리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바이킹 시긴(비셰그라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비셰그라드 선착장에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바이킹 시긴이 정박해 있다. 2019.6.10 superdoo82@yna.co.kr

tr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6/12 15: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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