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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측 "직권남용죄 모호하고 포괄적"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종합)

변호인 "자의적 해석 여지 있어 정치보복 수단 악용 가능"
법정 향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법정 향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6.12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혐의 중 하나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12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형법 123조인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 등에게 차명재산 상속과 관련된 사안을 검토하게 시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이런 지시가 '대통령의 직무 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변호인은 "법령상 '직권'의 종류나 성격에 아무 제한을 두지 않아서 적용 범위가 무한정 넓어질 수 있다"며 "특히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직권이 포괄적·추상적일 수 있고 정책적 재량에 속할 수 있는데도 사적 활동까지 모두 직권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의 모호성, 추상성, 포괄성으로 인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적용, 해석에 상당한 어려움이 초래된다"며 "자의적 해석과 적용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이런 '자의적 해석'의 여지 때문에 직권남용죄가 "정권에 따라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라고도 우려했다.

공무원의 입장에서도 처벌 범위가 명확해야 "소신 있게 직무하고 정당한 권한 행사를 침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의 이 같은 의견이 "다소 기습적"이라며 "결심을 앞둔 상황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겠다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재판부는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이 국고손실죄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한 만큼 두 사안을 함께 살펴보기로 하고 검찰에 관련 의견서를 정식으로 내라고 요구했다.

눈 닦는 이명박 전 대통령
눈 닦는 이명박 전 대통령(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던 중 손수건으로 눈을 닦고 있다. 2019.6.12 utzza@yna.co.kr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한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제보와 근거자료를 넘겨받아 정확한 추가 뇌물액수를 확인 중이라고 전날 공개했다.

다스 소송비 명목의 수십억원이 삼성의 미국법인 계좌에서 사건을 대리한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어제 이런 내용이 언론에 공표됨으로써 무죄 추정의 원칙 등 여러 가지 형사소송법의 근간 정신을 훼손하는 피의사실 공표가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검찰이 의견서에 관련 자료를 첨부한 것 역시 "재판부에 유죄 예단을 줄 수 있다"며 향후 정식 증거조사 과정을 밟을 때 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 의견을 들어 검찰이 낸 의견서에 첨부된 관련 자료는 분리해서 돌려보냈다.

아울러 14일 쟁점 공방 기일에 검찰이 주장하는 추가 뇌물수수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이에 대한 변호인 측 의견을 듣기로 했다. 추가 일정이 생긴 만큼 17일 예정한 결심 공판은 취소했다.

s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6/12 18: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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