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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마지막 홍콩총독 "범죄인 인도법안, 법치주의에 끔찍한 타격"(종합)

송고시간2019-06-07 13:27

패튼 전 총독, SNS에 동영상 올려 강하게 비판

홍콩 변호사 3천 명,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침묵시위

(서울·홍콩=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안승섭 특파원 =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의 원로 정치인 크리스 패튼(75)은 홍콩 당국이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에 대해 "법치주의에 끔찍한 타격(terrible blow)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패튼 전 총독은 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영국의 로이터통신과 일간 가디언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튼 전 총독은 동영상에서 "그것(법안)은 법치주의, 홍콩의 안정과 안보, 국제적인 무역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에 '끔찍한 타격'을 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

영국 일간 가디언 사진 캡처

그는 또 이 법안에 대해 "홍콩의 법치주의와 공산주의 중국의 법적 개념 사이를 차단하는 방화벽을 제거하게 될 것"이라면서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의 현실에 관해 설명했다.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의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이 입법화하면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강화되고 홍콩의 법치가 침해당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홍콩의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잇따라 반대 시위를 열고 있다.

지난 4일 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 기념 추모집회에서도 주최 측은 '중국으로 보내는 것을 반대한다'(反送中)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걸기도 했다.

아울러 패튼 전 총독은 홍콩의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이 법안의 입법 추진을 "법적인 구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 "완전한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패튼 전 총독은 "사람들은 왜 중국과 인도 조약을 맺을 수 없었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다"면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사건을 지적하기도 했다.

패튼 전 총독은 1992년 7월부터 1997년 6월 30일까지 영국의 홍콩 총독을 지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홍콩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6일 폼페이오 장관이 워싱턴에서 홍콩 민주화운동 지도자 마틴 리가 이끄는 대표단을 만났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범죄인 송환법 개정안이 홍콩의 법치를 위협하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변호사 3천여 명은 홍콩 대법원에서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면서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 행진에는 마틴 리 홍콩변호사협회 전 회장 등 홍콩 법조계의 명망 높은 인물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젊은 검사들과 법학 교수, 법학 전공 대학생들도 동참했다.

전직 고위 법관인 니젤 카트는 "이 법안은 법치주의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으로, 법치주의가 정치적 요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4개국의 홍콩 주재 상공회의소도 공동 성명을 내고 범죄인 인도 법안을 비판했다.

이들 상공회의소는 "법률 시스템의 진실함에 대한 믿음은 국제 비즈니스 중심으로서 홍콩의 경쟁력과 명성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범죄인 인도 법안이 철저한 심사와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변호사들의 침묵시위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변호사들의 침묵시위

(로이터통신=연합뉴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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