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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갉아먹는 대학규제]② 학령인구↓…대학 위기 가속화

송고시간2019-06-09 09:05

대입 역전현상 임박…대학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할 것' 초비상

일부 지방 사립대, 수도권 대학에 학교 매각 타진하기도

마지막 졸업식
마지막 졸업식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서구 알로이시오 전자기계고 마지막 졸업식 장면. 1976년 3월 1일에 개교한 이 학교는 2018년 3월 폐교했다. 2018.2.9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지난 2월 20일 부산 사상구 감정초등학교에서는 열린 마지막 졸업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 학교는 재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3월 1일 자로 폐교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 학령인구 감소 대도시 폐교 속출

올해 부산에는 초등학생 15만5천321명, 중학생 7만3천152명, 고등학생 8만2천126명 등 31만599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2010년 46만3천347명이던 부산 초·중·고 학생 수가 10년 사이 3분의 1이 줄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해마다 문을 닫는 학교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4개 학교가 폐교됐고 올해는 감정초등학교를 비롯해 초등학교 2곳, 중학교 4곳이 문을 닫았다.

내년에는 벌써 중학교 3곳(공립 1곳, 사립 2곳), 사립고등학교 1곳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폐교를 검토 중인 일부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을 닫는 학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은 2010년 이후 저출산과 인구 유출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신도시와 주택재개발 지역을 제외하고 저출산과 인구 유출이 심화하고 금정구와 동래구 등 거주 선호지역에서조차 재개발이 안 되는 지역은 학령인구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출산율 감소로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이 2017년 발표한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을 통한 교육균형발전 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2030년 부산 학령인구는 초등학생 13만5천486명, 중학생 7만628명, 고등학생 7만4천582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학생 수와 비교하면 10년 뒤 초등생 14.0%, 중학생 3.5%, 고등학생 9.2%가 각각 감소한다.

[그래픽] 작년 합계출산율 0.98명
[그래픽] 작년 합계출산율 0.98명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지난해 합계출산율 1.0명 선마저 무너지며 인구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지방대학 공포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2001년생은 55만여명이 태어났지만, 고등학교 2학년인 2002년생은 49만여명으로 6만여명이나 적다.

이 여파로 2001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내년부터 입학정원보다 입학자원이 2만여명이 적어지는 대입 역전현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 졸업자를 넘어서게 했다.

교육부는 2018학년도 대입정원(48만여명)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2021년에는 고교 졸업생보다 대입정원이 5만6천명이나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부터 4년 뒤인 2023년에는 대학에서 9만9천명 정원 미달 현상이 발생한다.

당연히 대학들은 초비상이다.

대학가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돌고 있다.

영남과 호남권 일부 사립대가 수도권 대학에 학교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방대학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부산 모 대학 보직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말은 많이 했지만 설마 우리 대학에 위기가 들이닥칠 줄은 몰랐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먹고 먹히는 동물 세계처럼 신입생을 두고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2030년이면 4년제 사립대학 5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며 "대학마다 외부 환경 악화에 대비해 경쟁력을 갖추려고 이리저리 궁리하고 있지만, 등록금, 교과과정 등에서 정부 규제가 너무 심해 꼼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 발표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2018.8.23 [교육부 제공] photo@yna.co.kr

◇ 대학구조조정…재정지원 연계·통폐합 유도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한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평가로 반강제적인 정원 감축을 시도한 것은 2014년부터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쳐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객관적인 평가 지표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1주기(2014년∼2016년) 대학 구조개혁평가를 거쳐 4만4천명의 대학 정원을 줄였다.

2주기(2017∼2019년) 평가 기간에는 1주기 감축 인원을 넘어서는 5만명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3주기(2020∼2022년) 감축 목표인 7만명까지 포함하면 1∼3주기 기간 16만명에 이르는 대학 정원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2주기 평가는 1주기 때와 비교해 개별 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대학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평가결과와 각종 재정지원 사업 연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자율적 구조조정 의지가 있는 대학을 '자율개선 대학'으로 정하면 이들 대학은 자체 계획에 따라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자율개선 대학으로 선정되면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의 인센티브 등 행·재정적 지원도 전폭적으로 받게 된다.

교육부는 통폐합 계획을 사전에 제출하는 대학은 구조개혁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대학 간 통폐합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맡은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어느 사회든지 모든 것을 시장에 다 맡길 수는 없다"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모든 대학이 다 같이 살 수 없어 정부가 나서 재정지원을 통해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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