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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여성 대중교통 요금 무료' 추진에 논란 시끌

송고시간2019-06-05 12:06

"선거 앞둔 선심성 정책" vs "경제 약자 여성에게 실질적 도움"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 [EPA=연합뉴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 [EPA=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 당국이 여성을 대상으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무료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현지에서 논란이 불붙었다.

경제 약자인 여성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도 정비나 치안 강화 등이 동반되지 않은 선거용 정책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5일 더힌두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는 지난 3일 앞으로 두세달 내에 이런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 한다며 "이번 정책을 통해 여성들은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델리 주의 공식 명칭은 델리 국가수도지구(NCT·National Capital Territory of Delhi)로 이 지역 내의 작은 행정구역의 이름을 따 흔히 뉴델리로도 불린다.

케지리왈 주 총리는 이곳에 기반을 둔 지역 정당 보통사람당(AAP)을 이끌고 있다.

AAP는 현재 지방의회는 장악했지만 최근 연방의회 총선에서는 인도국민당(BJP)에 완패, 뉴델리 7석 가운데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어 내년 초에는 지방의회 선거가 치러진다.

케지리왈 주 총리의 발표가 나오자 BJP와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등은 선거를 앞둔 선심성 공약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BJP 측은 "총선에서 패하면서 지지기반을 잃고 있다고 판단한 케지리왈 총리가 표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케지리왈 주 총리의 구상은 뉴델리의 여성에게서도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도심의 전반적인 치안이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당국이 생색내기성 공약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죄송하지만 우리는 공짜 차표보다는 안전한 여행을 더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뉴델리에서는 2012년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20대 여대생이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이후 인도 당국은 치안 인력을 늘리고 여아 성폭행범을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까지 통과시켰으나, 성폭행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뉴델리 여대생 집단성폭행 사망 6주기 추모 행사가 열린 시기에 3살짜리 여아가 40대 경비원에게 성폭행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울러 케지리왈 주 총리의 구상은 재원·버스 수 부족, 남성 및 뉴델리 비거주자 식별, 중앙정부 승인 등 여러 현실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급하게 발표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인도 뉴델리의 한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여성. [EPA=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의 한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여성. [EPA=연합뉴스]

반면 이번 정책이 경제 능력이 부족한 일반 여성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프리티 샤르마 메논은 트위터를 통해 "교통비를 부담할 여력이 없는 수많은 여성이 집 밖을 나서지 못한다"며 이번 정책 덕분에 그런 여성들이 외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여성은 많은 수로 무리 지어 다니면 더 안전해질 수 있다며 델리 주의 정책이 여성 안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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