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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계급정년 연장' 법안에 하위직 경찰관 '부글부글'

송고시간2019-06-05 07:45

윤재옥 의원, 경정 계급정년 14→18년 연장 개정안 발의

하위직 경찰들 "인사적체 우려…경찰대 출신 위한 입법" 비판

사진은 경찰대학생·간부후보생 합동 임용식 모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은 경찰대학생·간부후보생 합동 임용식 모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경정 계급정년 연장은 사실상 경찰대나 간부후보생 출신 경정만을 배려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닌가요?"

최근 경정 계급정년을 4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찰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자 하위직 경찰관들이 술렁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일선서 과장급인 경정의 계급정년을 14년에서 18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계급정년이 직업 안정성을 해치고 특히 경정의 경우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 계급을 달기 위해 과도한 승진 경쟁에 내몰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안정적 여건에서 직무에 전념하도록 경정의 계급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입법 취지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하위직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개정안이 경찰대나 간부후보생 출신만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불평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하위직 경찰관들은 경찰대 출신이 대학 졸업 후 경위로 곧장 임관하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승진시험을 치르지 않고 근속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순경→경장 4년, 경장→경사 5년, 경사→경위 6년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경찰대 출신은 지구대나 파출소 등 일선 현장 경험은 없으면서도 본청이나 지방청 요직을 다수 차지해 되레 승진은 빠르다는 인식도 뿌리 깊다.

실제 올해 4월 말 기준 전체 경정 수는 2천734명으로 이 가운데 일반(순경·경장·경사 채용)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09%(1천397명)에 달한다. 이어 경찰대 출신 30.94%(846명), 간부후보생 출신 17.44%(477명) 순이다.

전체 경찰 인원 12만3천131명에서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59%(3천201명), 1.13%(1천430명)임을 고려하면 경정급에서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출신 차지하는 비중은 유독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며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경찰관은 "좋은 경정, 나쁜 경정을 떠나서 객관적으로 볼 때 경정 계급정년이 연장되면 연장된 기간만큼 경감 계급이 적체되고 경위 계급까지 내리 '지옥'이 되는 것 아니냐"며 "고인 물은 반드시 썩고 그 조직은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순경 출신 한 일선서 경찰관은 "현재 경찰 계급은 경위가 조직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경감과 경정부터는 인원이 급감하는 첨탑구조"라며 "기존 경정들의 계급정년을 18년으로 늘릴 경우 인사적체는 당연히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정 계급정년 연장은 경찰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인 입직 경로에 따른 갈등을 조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경찰공무원 경정 계급정년 연장법안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계급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관은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경정 계급정년에 해당해 조기 퇴직하는 경찰관들의 입장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일도 열심히 하고 인품도 훌륭한 경정급이 총경 승진에 계속 누락돼 계급정년으로 일찍 퇴직하면 이 또한 조직의 손해"라고 주장했다.

한 순경 출신 경감급 경찰관은 "계급정년 내 승진하지 못하면 제복을 벗어야 하기에 과도한 승진 경쟁으로 생기는 폐해가 크다"며 "계급정년을 연장하면 과도한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서 안정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참에 경찰 인사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경사급 경찰관은 "현재 시스템에서는 근무평점을 챙길 수 있는 부서, 승진시험을 준비할 여유가 있는 부서를 가려고 기를 쓰는 문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계급 중심이 아니라 업무 중심으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청 현장정책자문단은 지난 4일부터 1박 2일간 인재개발원에서 워크숍을 열어 계급정년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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