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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죽전주민, 행복주택 막아선 이유…"불행주택 된다"

송고시간2019-06-05 08:30

아파트밀집지역 교통난·통학안전 우려…착공후 6개월째 공사중단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시공사가 용인 죽전에 시행하는 경기행복주택 건설사업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치면서 6개월째 공사가 중단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사업으로 정식 건축허가를 받아 지난해 말 착공은 했지만, 행복주택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이미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에 들어오면 안 된다"라며 사업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행복주택 건설반대하는 용인죽전 주민들
행복주택 건설반대하는 용인죽전 주민들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시공사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494-5번지에 추진 중인 행복주택건설 사업이 교통난과 통학 안전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6개월째 중단됐다. 행복주택반대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공사현장 앞에 천막을 치고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2019.6.5
hedgehog@yna.co.kr

4일 오전 찾아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494-5번지 경기행복주택 사업 부지.

풍덕천사거리를 지나 죽전도서관으로 향하는 왕복 4차로인 '대지로'를 따라가다 죽전파크빌삼거리 앞에서 왼쪽으로 골목길을 들어가니 40여m 앞에 행복주택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공사현장의 출입구 앞에는 천막이 처져 있고, 그 안에 어르신을 포함한 마을 주민 대여섯명이 앉아 있었다.

공사장을 둘러싼 펜스 아래에는 '대책 없는 교통대란, 주민안전 위협하는 행복주택 더이상은 못 참겠다', ''경기도는 토지를 용인시에 이관하고 복지시설을 추진하라', '교통지옥 주차지옥 주택개발 그만하라'는 푯말이 놓여 있었다.

경기도시공사는 이곳에 지난해 12월 27일 착공해 2020년 8월 완공을 목표로 경기행복주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행복주택사업은 국토교통부의 국책사업으로 사회초년생,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 주거약자의 주거안전을 위해 마련되는 임대주택이다.

주변 시세의 60∼80%의 저렴한 임대료에 6∼10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고령자와 주거급여수급자는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올해 도내에 행복주택 1천74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2016년 화성 진안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천607가구가 이미 공급됐다.

죽전경기행복주택은 도유지에 연면적 8천854㎡, 지상 11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149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공사가 시작돼 터파기 등 기초공사가 한창 진행됐어야 하지만, 공사장 주변에 펜스만 둘러쳐진 채 공사중단 상황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주지길훈1차, 수지죽전한신, 죽전퍼스트하임 등 사업 부지를 둘러싸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행복주택 건축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사업현장 앞에서 수개월째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임선덕 비대위원장은 "대지로에서 행복주택으로 들어오는 진입로는 평소에 대지초등학교와 대지중학교 학생의 통행로로 이용되는데, 폭이 좁아 차량 교행이 어렵고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면서 "행복주택까지 들어서면 지금보다 더 복잡해져 학생들의 통학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좁은 도로에 아파트가 밀집한 이곳은 평소에도 교통난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이 큰데,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교통난은 훨씬 심해질 것"이라면서 "어떻게 이런 곳에 행복주택을 지을 생각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복주택 건설반대하는 용인죽전 주민들
행복주택 건설반대하는 용인죽전 주민들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시공사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494-5번지에 추진 중인 행복주택건설 사업이 교통난과 통학 안전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6개월째 중단됐다. 행복주택반대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이 부지 앞에서 행복주택 건설반대 푯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6.5
hedgehog@yna.co.kr

임 비대위원장은 "행복주택이라는 좋은 사업을 하는 걸 주민들이 오죽했으면 반대하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행복주택이 들어서더라도 입주 청년과 주민들의 갈등이 계속돼 '불행주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막농성장에 나온 주민 김 모 씨도 "경기도시공사에 수차례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말했는데도 도시공사는 무조건 행복주택을 강행하려고 한다"라면서 "교통난을 가중하지 않는 다른 대체지를 찾아서 거기에다 지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경기도시공사는 난감해하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몇 차례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 규모 축소 등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기존의 11층을 8층으로 낮추고 공급세대도 149세대에서 97세대로 줄이겠다는 도시공사의 제안에 주민들은 "입지선정 자체가 잘못됐으니 공사를 중단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시공사는 공사 기간이 장기화하면 손실이 발생한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4월 15일 공사를 재개하려다 주민들이 공사현장 입구를 막아서며 시위를 벌이자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5월 초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행복주택 내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주민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 주민이 원하는 사항을 반영하려고 노력중"이라면서 "최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갈등을 해결하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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