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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윤태 부산항운노조위원장 "기득권 내려놓고 개혁 추진"

송고시간2019-05-24 11:19

"50여명 임원 10명 정도로 줄이고 신규 인력 채용 추천권 포기"

"북항 운영사 통합·신항 자동화로 일자리 대책 마련에도 역점"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촬영 이영희]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이윤태(47) 신임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은 집행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 등 과감한 개혁을 통해 투명하고 깨끗한 조직으로 바꾸겠다고 24일 밝혔다.

3개월여에 걸친 검찰 수사로 전임 김상식 위원장을 포함해 15명이 채용 관련 비리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새로 위원장을 맡은 그는 조직 안팎으로부터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역대 위원장 가운데 최연소인 그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장기간 이어진 검찰 수사로 조직 전체가 비리 집단으로 비치면서 조합원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라며 "조속히 조직을 안정화하고, 각종 개혁 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해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항운노조 사무실
부산항운노조 사무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최우선 개혁 과제는.

▲ 집행부를 비롯한 간부들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현재 50여명인 임원 가운데 18명을 우선 줄이겠다. 임원에는 상임·비상임위원장, 운영위원, 회계감사위원이 포함된다. 임원이 되면 정년이 3년가량 늘어나고, 조합의 각종 사안에 의결권을 갖기 때문에 기득권에 가까워지고 각종 청탁과 비리에 개입할 소지가 생긴다.

임기 내 규약을 개정해 운영위원과 회계감사위원을 임원 범위에서 제외해 전체 임원 수를 10명 정도로 축소하겠다.

현장에서 조합원을 관리하는 반장도 점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각 작업현장 여건을 분석해 기존 반장들의 정년퇴직으로 결원이 생기면 꼭 필요 경우에만 충원하는 식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반장이 줄면 그만큼 일반 조합원이 가져가는 돈이 늘어나고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수 있어 조합원 노동강도를 낮출 수 있다.

컨테이너 고박(래싱) 작업
컨테이너 고박(래싱) 작업

[촬영 이영희]

-- 검찰 수사에서 특정 용역업체를 통한 항운노조 일용직 독점공급 문제가 불거졌다.

▲ 노조가 해당 용역업체 설립이나 운영에 관여한 적은 없다. 정규직 대신 일용직이 늘어나 4대 보험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두 운영사가 기존 용역업체 일부와 항운노조 일용직 공급 계약을 할 때 다른 업체들보다 수수료를 적게 떼고 복지후생을 잘 챙겨주는 조건으로 동의해줬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업체와 같은 수수료를 떼가고, 비자금을 만들어 부두 운영사 임원들에게 주고 독점공급권을 받는 등 애초 우리 취지와 다르게 변질했다.

이런 비리를 원천 차단하고 일용직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부두 운영사 단체인 부산항만물류협회에 협회 차원에서 별도 기구를 만들어서 항운노조 일용직 전부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기구가 생기면 노조는 인력공급과 운용 등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조합원 임금협상만 맡겠다.

-- 노무공급 독점권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노사정 수급위원회에 채용 대상자를 추천하고 심사에도 참여해 사실상 독점권을 유지한다는 지적도 있다.

▲ 과거 노조 자체적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각종 비리와 취업 관련 사기가 빈발해 이를 막고자 노사정 수급위원회 구성을 제안해 투명성을 많이 높였다. 하지만 노조가 추천권을 갖고 있어 일반 구직자들의 항만 하역 분야 취업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어 도급제로 일하는 항만 하역 분야 취업 문호를 일반 구직자에게도 개방하겠다.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 누구나 노조를 통하지 않고 직접 노사정수급위원회 홈페이지 등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부산해양수산청 등에서 정하면 수용하겠다.

다만, 신항과 북항 컨테이너부두 야드트랙터 기사와 신호수는 양질의 인력을 원하는 운영사 입장을 고려해 임시 조합원을 노조가 추천하겠다.

그동안 단수를 추천했는데 앞으로는 2배수를 추천해 운영사 선택권을 넓히도록 개선하겠다.

-- 검찰 수사 결과 일반부두 등에서 일하는 조합원을 임금과 근무여건이 좋은 신항 부두로 전환 배치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 전환배치는 3개월 이상 현장 근무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로 결정하는데 이를 악용해 근무실적을 조작해 전환 배치된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는 실제 근무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이런 사례를 막겠다. 부정 사례가 발견되면 채용 자체를 취소하겠다.

-- 노조가 자체 적발한 채용 및 승진 비리에 대한 대응 방안은.

▲ 그동안 비리가 발견되면 자체 조사 후 제명하고 항운노조를 빙자한 취업 사기에 대해서는 경찰 등에 정보를 제공해 왔다. 나중에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언론에서는 항운노조 채용 비리로 보도한다. 우리의 자정 노력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채용 등 비리를 발견하면 노조가 직접 사법당국에 고발이나 수사 의뢰하고 언론에 발표할 생각이다.

-- 북항 운영사 통합, 신항 신규부두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대책은.

노사정 항만 자동화 협력
노사정 항만 자동화 협력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해양수산부, 부산항운노동조합, 부산항만물류협회, 부산항만공사는 24일 부산해양수산청에서 '항만 자동화 도입의 타당성 검토 및 일자리 대책 등 마련을 위한 노사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임현철 해수부 항만국장, 김상식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이준갑 부산항만물류협회장. 2018.10.24 ccho@yna.co.kr

▲ 북항 운영사 통합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는 신항 남측 2-4단계 민자부두, 신항 서측 2-5단계 부두 자동화와 맞물려 있다. 북항 통합으로 생기는 유휴인력들이 신항으로 옮겨가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도록 자동화 수준과 시기 등을 두고 정부, 항만공사와 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

신항 신규부두 자동화 수준이 현재보다 많이 높아질 예정이어서 북항의 기존 인력이 그대로 옮겨갈 여지가 줄어드는 게 심각한 문제이다. 원격조종 방식 안벽 크레인 등 자동화 장비와 새로운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직무전환 교육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항만연수원에 관련 시설과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가 관련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1994년 항운노조에 발을 들인 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일하다가 항업지부로 옮겼고, 총무기획부장과 상임 부위원장을 거쳐 이달 20일 대의원대회에서 전체 대의원 102명 가운데 99명의 지지로 당선됐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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