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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야생방사 앞둔 두 복원 주역 "노하우 북에도 전했으면"

이성봉 팀장·김성진 박사 "한 쌍으로 시작, 무모한 도전 지적도"
"중·일에 접근해 기술 익히는 게 가장 힘들어…명절·휴일도 없었다"
우포 따오기 복원 두 주역
우포 따오기 복원 두 주역(창녕=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창녕군 우포따오기사업소 이성봉(오른쪽) 팀장과 김성진 박사는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온 이후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복원 관련 주요 업무를 총괄하고 기술 문제를 맡아온 주역들이다. 따오기 방사를 앞두고 10여년에 걸쳐 묻어 둔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2019.5.20
b940512@yna.co.kr

(창녕=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10년 세월을 자식보다 더 애지중지 키워온 따오기 가운데 40마리를 품 안에서 자연으로 내보내는 두 사람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창녕군 우포따오기사업소 이성봉 팀장과 김성진 박사는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온 이후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복원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기술 문제를 맡아온 주역들이다.

따오기 방사 행사를 하루 앞둔 21일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중요한 종 복원사업을 하면서 2마리로 시작한 것을 무모하다고 지적받은 일, 강풍이 분 날 한 마리가 죽어 혼이 난 일, 중국과 일본 사람들이 제대로 복원 기술을 알려주지 않아 애를 태운 일 등을 연합뉴스에 털어놓았다.

이 팀장 등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남북 관계가 다시 잘 풀려간다면 10년간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북한에도 따오기 복원 노하우를 전수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다음은 두 사람과 일문일답.

-- 준비 기간을 포함하면 14년이 걸렸다. 따오기를 품 안에서 떠나보내는 소감은.

▲ 자부심보다 걱정이 앞선다. 일본도 복원에 10년, 방사와 자연 적응에 10년이 걸렸다. 방사한 뒤 얼마나 살아남을까 걱정이다. 딸을 시집보내는 데 비교한다지만 딸이야 살아는 있지만, 얘들은 죽을 수도 있다.

일본도 방사 초창기엔 실패했다. 현재 따오기 서식지를 16㏊ 정도 조성해놓았는데 만약 그곳에 가지 않으면 다시 만들어야 한다. 예산 낭비가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잘 해야 한다.

-- 이번에 날려 보내는 40마리를 어떻게 선별했나.

▲ 기준은 성비(性比)가 우선이고 다음은 연령 비로 성조와 유조를 섞었다. 수컷 대 암컷을 3대 1, 성조와 유조 2대 1 정도 비율로 했다. 수컷이 암컷보다 안정적 경향을 보인다. 암컷은 수컷보다 예민하다.

수컷을 더 많이 넣어 야생에 무난하게 잘 정착하게 했다.

-- 향후 2차, 3차 방사 계획은.

▲ 매년 한 차례 봄에 방사할 계획이다. 봄에 방사하는 게 야생에서 생존율을 극대화하고 겨울을 맞기 전 최대한 기간을 길게 확보해준다는 측면이 있다.

올해 방사 후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분석한 후 추가 방사 규모 등 세부 계획을 정할 예정이다.

모니터 요원이 80명가량 된다. 따오기들이 만약 창녕을 벗어날 수도 있다. 정착 패턴을 봐 가며 결정해야 한다.

따오기 먹이 주는 두 사람
따오기 먹이 주는 두 사람[우포 따오기복원센터 제공]

-- 따오기를 우포늪에서 복원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 2005년 김수일 교수가 황새 도입 계획을 구상했다가 따오기 복원 가능성을 언급하고 심포지엄도 열면서 시작됐다. 하종근 군수 시절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됐지만, 처음엔 중국 사람들이 자신들의 '4대 보물' 가운데 하나라며 아예 만나주지도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양국 정상회담 선물로 성사됐다. 창녕에서 먼저 제안하고 환경부에 건의해온 데다 우포늪이란 국내 최대 내륙습지가 있어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기관 회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안다.

-- 2018년 10월 따오기를 처음 케이지에 넣을 때 기분은 어땠나.

▲ 솔직히 얼떨떨했다. 좋다기보다 얘들이 죽으면 큰일이란 불안감이 지워지질 않았다. 항상 불안해 휴일에도 케이지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 주변에선 그렇게 중대한 사업을 하며 한 쌍으로 시작하는 것은 '무식한 짓'이라고 비난을 섞어 지적하기도 했다.

-- 첫 산란·부화 때 상황을 설명해달라.

▲ 모니터를 보며 직원들이 손뼉을 쳤다. 불안 속에 생활하다 그때 처음 기쁨과 보람을 잠시 느꼈다. 인공부화를 하면서도 혹시 잘못될까 항상 걱정이었다. 중국 기술자가 있었지만, 새끼가 알을 잘 못 깨고 나올 때 껍질을 밖에서 깨주는 '인공파각' 등은 잘 몰랐다.

-- 산란과 부화 등 번식 기술 습득 과정에 어려움은.

▲ 솔직히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초창기 중국서 온 기술자 2명이 있었지만, 세부적인 것은 모르거나 잘 알려주지 않았다. 핵심기술은 전수를 해주지 않았다. 현지에 방문해도 양국 정상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냉담했고 솔직히 냉대를 받았다.

궁금한 기술을 물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대사관을 통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인간적으로 친해지기 위해 술을 같이 마시는 방법밖에 없었다. 현지 책임자와 "형", "아우" 하면서 점차 말문이 열렸다. 일본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적으로 친해진 후 겨우 관련 사이트를 알아내 몰래 방문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5∼6년 걸려 매뉴얼이 만들어졌다.

-- 중국과 일본의 따오기 복원 과정을 보며 느낀 점은.

▲ 중국, 일본 모두 중앙 정부 주도로 하는데 한국만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맡아서 한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증식·방사를 분리하든지…일본이 그런 식이다. 방사는 환경부가 책임지고 관리는 니가타현과 사도시가 맡아서 한다.

우리도 방사 이후엔 인원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특히 따오기가 창녕을 벗어나면 커버하기가 힘들다. 물론 마무리까지 잘 되면 멸종위기종 복원에 자신감을 갖고 노하우를 확보한 획기적 사건이 될 것이다.

--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등 상황 때 집에도 못 가고 합숙을 했다고 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초창기인 2010년께 따오기 한 마리가 갑자기 힘이 빠져 있어 혹시 죽지 않을까 비상이 걸렸다. 수의사를 불러 약 처방을 하고, 강제로 입을 벌려 먹이를 먹이고 마사지를 하는 등 소동을 벌인 끝에 겨우 살린 적이 있다.

AI는 꼭 설 명절을 앞두고 왔다. 덕분에 3년간 고향엘 못 갔다. 직원들 모두 길게는 한 달 반까지 집엘 못 갔다. 젊은 직원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초창기 남자 직원 8명이 갇혀 생활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밖에도 여름철이면 직원들은 복원센터 안에서 풀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혹 중요한 방문객이라도 있으면 직접 예취기를 메고 풀을 베 주변 정돈을 했다. 따오기가 변을 보면 인큐베이터를 일일이 분해해 씻고 하느라 휴일도 없었다. 새가 워낙 민감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죽으니…부화가 잘 안 돼도 걱정이고 무정란이 많아도 걱정이었다.

방사 앞둔 따오기들
방사 앞둔 따오기들[우포 따오기복원센터 제공]

-- 14년간 부서 이동을 못하고 한 곳에서만 근무했나.

▲ 우연히 환경위생팀 차석으로 군수를 수행해 중국엘 갔던 게 계기가 돼 지금껏 따오기와 지내고 있다. 고생하는 직원들이 보상을 받고 희망을 가져야 할 텐데 모르겠다. 김성진 박사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에 근무하다 스카우트 돼 어렵게 왔다. 농촌 외진 곳이라 유능한 직원들은 잘 오지 않으려 한다.

-- 따오기 복원 경험이 제법 축적됐는데 이를 계기로 다른 멸종위기 조류 복원 도전이 가능한가.

▲ 문화재청에서 일부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가운데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따구리는 산림성 조류로 500개체 정도에 불과하다. 먹황새 역시 황새보다 더 멸종위기를 맞고 있고 내륙에서 관찰된 사례가 거의 없는 습지 조류다. 개인적으로는 들판에 살고 옛사람들이 식량 자원으로 많이 이용하기도 했던 느시 복원에 도전해보고 싶다.

-- 따오기 방사를 앞두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 남북 간 협력사업이 잘 되면 따오기를 북한에서도 복원되도록 하면 좋겠다. 우포 따오기가 북으로 간다면 따오기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전문 인력이 붙어야 하고 복원·방사 관련 시설에 투자도 해야 한다.

그쪽 전문가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따오기 먹이도 필요하면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본다.

북에서 풍산개도 선물 받았는데 따오기가 새로운 남북 협력과 평화의 상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앞으로 남은 과제와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따오기가 우포늪에 정착하게 되면 창녕지역으로선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농산물 판매 등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우포늪 일출·일몰과 물안개를 보면서 따오기를 함께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머무는 관광도 기대된다. 단지 따오기를 보면 눈으로만 보고 후레쉬를 이용해 사진을 찍거나 나는 모습을 보려고 돌을 던진다든지 이런 행동은 절대 삼가길 당부드린다. 가장 위험한 천적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 때문에 멸종됐는데 힘들게 복원해 다시 사람들 때문에 멸종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될 것이다.

b940512@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5/21 13: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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