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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관료·학자 "한반도평화 위한 외교적 노력 지속돼야"

송고시간2019-05-21 06:50

"유럽, 북핵문제 해결 위한 논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국-이탈리아, 토리노서 우호 관계 증진 위한 포럼

(토리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의 전·현직 관료와 학자들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북미 간, 남북 간 관계가 교착에 빠졌으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는 북미, 남북 간의 대화 등 외교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이탈리아 관계 강화 포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이탈리아 관계 강화 포럼

(토리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이탈리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남북 대화 촉진과 경제협력 강화'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2019.5.20

이들은 또한,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국제 질서에 있어 중요한 축인 유럽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북서부 도시 토리노의 유서 깊은 마다마 궁전에서 '한국-이탈리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남북 대화 촉진과 경제협력 강화'를 주제로 양국의 외교적, 경제적 우호 관계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19일 시작해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토리노 한국 주간'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특히 작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탈리아가 교착에 빠진 북핵 위기를 타개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인삿말 하는 권희석 주이탈리아 대사
인삿말 하는 권희석 주이탈리아 대사

(토리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K포럼에서 권희석 주이탈리아 대사(왼쪽)가 인삿말을 하고 있다. 2019.5.20

1998년부터 4년가량 주한 이탈리아 대사를 지낸 카를로 트레차 전 대사는 "토리노의 2006년 올림픽 유치 결정은 1998년 한국에서 이뤄졌고, 당시 그때 주한 대사를 맡고 있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주한 대사를 맡고 있던 2000년대 초반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앞세워 남북한, 북미 간의 화해를 위한 시도가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트레차 전 대사는 우선 "그때와 현재의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협상에 있어 다른 점은 지금 상황이 더 복잡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준비가 덜 됐고, 성급하게 마련돼 '낭패'(fiasco)로 끝났다"며 "문제는 북핵을 둘러싼 북미 간의 협상과 남북 간의 협상이 속도도 다르고, 개념에 대한 접근도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남북한은 북핵 문제의 단계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반면, 미국은 '도 아니면 모'(올 오어 낫싱)식의 빅딜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방식은 객관적,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간의 협상과 북미 간의 협상의 속도와 개념이 어긋나며 북핵 협상이 교착에 빠졌지만, 작년 남북한이 내놓은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국제사회에 강하다"며 "따라서, 이 시점에 유럽이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토의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최초로 2000년 북한과 공식 수교를 맺은 국가이니만큼,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있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조르조 알리베르티 이탈리아 외교부 동북아시아 국장은 "작년에 북미, 남북 관계에 있어 일말의 희망이 생겼지만, 북핵 문제 해결은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이라며 "북한에 대한 확고한 제재를 지속하면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국제사회가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리베르티 국장은 2017년에 절정에 달한 북핵 위기가 급반전돼 작년에 한반도 평화 구축을 논의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열린 것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며 "이번에도 한국 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테오 디안 볼로냐 대학 교수도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의 북미 관계의 양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이 협상의 지렛대를 잃어버린 듯하다"며 "미국도 이제 북한으로부터 얻을 게 별로 없다는 판단을 내려 (교착상태가 지속되는)과거와 같은 협상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토리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이탈리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남북 대화 촉진과 경제협력 강화'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2019.5.20

(토리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이탈리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남북 대화 촉진과 경제협력 강화'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2019.5.20

임소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원은 이날 포럼에서 북한 경제의 현황을 설명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경제 개발을 부쩍 강조하는 북한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을 베트남식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국제기구와 공동 연구를 통해 북한의 제재 해제 이후를 준비하고,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동북아시아개발은행, 동북아시아 무역협정 체결 등의 구상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북핵 협상의 최일선에서 뛰다가 지난 주 이탈리아 대사로 부임한 권희석 신임 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우리 정부의 원칙을 상세히 설명했다.

권 대사는 "한국 정부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에 빠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북미 양측의 입장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현재 북미 양측 모두 초조한 상태로, 양측 모두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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