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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방북승인·대북공여 '결단'…남북관계 재개 마중물되나

정부, 美이해 확보 후 '유보사안' 잇따라 결정…남북관계 '주도' 의지
'개성공단 방북승인' 기쁨의 하이파이브
'개성공단 방북승인' 기쁨의 하이파이브(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개성공단 기업협회에서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왼쪽)과 김서진 상무가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승인 문제와 관련한 통일부 브리핑을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2019.5.17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류미나 기자 = 정부가 17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하고, 국제기구의 대북지원 공여를 결정하는 등 그동안 미뤄왔던 남북관계 현안의 '결단'을 내렸다.

과거 미국과 견해차로 진전시킬 수 없었던 두 사안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미국의 이해를 확보한 만큼, 실제 행동에 옮겨 남북관계에서 보다 주도적인 태도를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2016년 2월 공단 전면중단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3차례, 문재인 정부에서 6차례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했지만 앞서 8차례는 무산됐다.

정부가 그간 기업인 방북을 유보한 것은 사실상 미국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기업인들의 방북이 공단 재가동을 준비하는 '신호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해 왔다.

그러나 미국도 과거와 달리 방북을 명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 쪽으로 최근 기류가 다소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최근 방한 등 여러 계기에 자산점검을 위한 방북은 공단 재개와 무관하며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이라고 미국에 설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는 기업인의 자산점검 방북 추진 취지나 목적, 성격 등 필요한 내용들을 공유해 왔다"며 "미국도 우리 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대북사업 공여도 2017년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의결까지 거쳤지만, 그동안 미국의 대북제재·압박 기조 속에서 현실화하지 않았다.

최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적극적 지지를 얻었지만, 북한의 잇단 발사체 발사로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국내 여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측에) 식량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47%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44%)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했다.

정부는 아직 민간단체와 종교계 등을 상대로 여론을 수렴하고 있지만, 종전에 국제기구에 약속한 지원 사업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가 좀처럼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긍정적인 제스처를 잇달아 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남북미 관계의 긍정적 '모멘텀' 회복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기업인 방북 일정을 확정하려면 남북 간에 의사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제재 틀 안에 수렴됐던 한반도 정세 구조에 통일부가 숨통을 트면서 독자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최근 남북관계에 소극적으로 임해온 북한이 정부의 잇단 남북관계 실행 의지 표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북한이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서 개성공단의 조건 없는 재개 의지를 밝힌 만큼 기업인들의 방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지만, 반면 개성공단 '재가동'에 나서라며 남측에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터라 방북 수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최근 선전매체를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은 미국의 승인을 받을 문제가 아니라며 남측 '자체의 정책결단'만 남아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방북에) 필요한 북측과의 접촉, 협의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북측에 의사를 타진했는지와 북측의 반응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북 식량지원도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는 간접적 성격에 그치기 때문에 당장 남북관계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오판'을 부르지 않으려면 일관되고 신중한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민 실장은 "마치 이것이 북미협상 촉진 혹은 정세전환의 중요한 유인책처럼 (북한이) 해석하게 해선 안된다"며 "대북 공여는 철저히 인도적 협력 사항이고 개성공단도 국민 재산권 문제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5/17 19: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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