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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이행 일부 중단에 합의 서명국 반응 양분(종합)

송고시간2019-05-09 02:22

중·러, 이란 핵문제 악화에 미국 책임 비판

유럽, "핵합의 유지" 원론적 입장 반복하며 이란 위반 지적

이란 핵합의 점검을 위한 핵합의 서명국의 공동위원회
이란 핵합의 점검을 위한 핵합의 서명국의 공동위원회

[EPA=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JCPOA)를 탈퇴한 지 1년 만에 이란도 8일(현지시간)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일부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5개 서명국의 반응은 미국, 이란과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렸다.

이란의 우방이자 핵합의 서명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즉각 이란을 옹호하면서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핵합의를 철저히 이행했다는 사실에 사의를 표한다"라며 "미국이 이란 핵문제를 놓고 긴장을 고조하는 데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해 당사국이 자제해 긴장이 더 고조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비교해 미국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타스 통신은 크렘린궁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그릇된 조처, 즉 미국 정부의 결정(핵합의 탈퇴)이 낳을 결과를 반복적으로 언급했고 지금 그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라며 "현재로서 대안이 없는 한 러시아는 핵합의를 지킬 것이다"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분별없고 임의적이며 비합리적인 압력'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럽과 핵합의가 계속 생존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을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다"라고 덧붙였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7일 모스크바를 방문, 이란의 이번 결단을 러시아 정부에 미리 알리고 향후 미국의 압박에 대처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8일 자리프 장관을 만나기 전 "핵합의가 미국의 무책임한 행태로 어렵게 됐다"라며 "미국 탓에 악화한 받아들일 수 없는 현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 서명국(영·프·독)이 핵합의에서 약속한 그들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라며 "현재 핵합의를 둘러싼 상황을 보면 이란이 이를 이행하기 어렵게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테헤란 시내에 그려진 이란 국기
테헤란 시내에 그려진 이란 국기

[EPA=연합뉴스]

이란이 '최후의 60일 협상'을 제안하면서 핵합의 생존의 관건이 된 유럽 측은 일단 핵합의는 존속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함께 이란의 핵합의 위반을 지적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BFM TV에 "프랑스는 핵합의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라면서도 "이란이 이를 어기면 (유럽 국가들이) 대이란 제재 부과의 절차를 개시해야 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핵합의 서명국이기도 하지만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제 삼아 이란과 종종 마찰을 빚었다.

독일 외무부도 8일 이란 정부의 발표에 유감을 나타내고 더는 공격적 조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이란이 핵합의를 지키는 한 독일도 이를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8일 영국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핵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이란의 핵합의 이행 일부 중단이 달갑지 않은 조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에 상황을 악화하는 추가 조처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하겠다"라면서 "이란이 핵합의를 이행한다면 영국도 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들 유럽 측 3개 서명국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자 이란에 경제적 이득을 보장해 핵합의를 이탈하지 않도록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 전문회사 '인스텍스'를 1월 설립했지만 가동하지는 않고 있다.

유럽 3개국은 이란에 먼저 약속한 인스텍스 가동에는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이란이 핵합의 이행을 일부 중단한다고 선언하자 핵합의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한 것이다.

인스텍스와 관련, 팀 모리슨 백악관 특보 겸 대량파괴무기(WMD) 선임국장은 8일 "유럽의 은행, 투자자, 보험회사 또는 기타 회사는 그 특수목적법인(SPV. 인스텍스)과 연루된 행위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이어 "이란의 오늘 발표는 다름 아닌 유럽을 핵으로 협박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핵합의 서명국은 아니지만 이란의 최대 적성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라며 "우리의 생명을 노리는 적들과 싸워 우리의 땅에 더 깊게 뿌리내리겠다"라고 연설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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