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마이더스] '흥' 넘치는 브라질 사람들

송고시간2019-05-06 10:30

브라질 베드로 기념식
브라질 베드로 기념식

숙소 옆 성당에서 열린 베드로 기념식. 성당 관계자와 주민들이 바닷가를 지나온 동네를 한 바퀴 행진한다. 오현숙 제공

브라질에는 아름다운 해변이 많다. 그중 동남부에 있는 섬 플로리아노폴리스에 왔다. 줄여서 '플로리파'라고 부르는데,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울 뿐 아니라 원주민, 포르투갈인, 아프리카인 등 모두가 친절하기 때문이다. 섬을 둘러싼 바다를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도심마저 아름답다. 브라질 본토에서 다리를 건너 도착한 순간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대로 바닷가 앞 2층 방을 싸게 구했다. 주방과 욕실, 베란다까지 갖춰져 있어 바다를 보며 낭만적인 식사를 할 수 있고, 커피도 한 폭의 그림처럼 마실 수 있다.

창밖으로는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 낚시를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등이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보인다. 낮엔 25℃까지 오르지만 겨울철이라 바닷물이 차서 수영하는 사람보다 해변을 걷는 사람이 훨씬 많다. 앙증맞은 등대도 두 개나 서 있다.

문을 열어놓으니 눈부신 햇살 속에 파도 소리가 쉼 없이 들려온다. 이따금 자맥질하는 새소리가 들리고, 다른 새들을 쫓아내는 '고약한' 새도 한 마리 눈에 띈다. 백사장은 모래가 고와 밀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다.

고기잡이배가 들어오기에 얼른 나가 보니 방금 따온 싱싱한 자연산 홍합이 있었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포기하고, 생선을 사려고 손짓, 발짓을 하니 그냥 가져가라며 3마리나 안겨준다. 이런 횡재를!

야채가게에선 대부분의 야채와 과일을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잰 후 1kg에 600원만 받는다. 신이 나서 파파야, 아보카도, 레몬, 수박 등 다양한 과일을 듬뿍 산 다음 생선구이를 만들어 함께 먹으니 정말로 행복했다.

오후엔 숙소 옆 성당에서 베드로 기념식이 열렸다. 성당 관계자들이 바닷가에서 태어난 베드로 성인의 초상화와 꽃으로 장식된 동상을 들고 걸으니 주민들이 그 뒤를 따라 걷는다. 나도 카메라를 들고 뒤따랐다.

행렬의 맨 뒤에선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동네 악단이 연주하며 따라가는데, 앞사람의 등에 집게로 악보를 매달고 연주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미사는 성당에서 시작된 행렬이 바닷가를 지나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온 후 시작됐다.

브라질 플로리아노폴리스
브라질 플로리아노폴리스

브라질 동남부의 섬 '플로리아노폴리스'. 오현숙 제공

숙소 앞 백사장 천막에서 야시장도 열렸다. 마침 바람이 잔잔한 일요일이어서 많은 사람이 모였다. 브라질 음식이 궁금해 음식 만드는 것을 살짝 엿보니 바비큐 요리가 한창이다.

팔뚝만 한 생선은 통째로 굽고, 닭은 반으로 잘라 굽는데 냄새가 구수하고 기름이 뚝뚝 떨어져 먹음직스러웠다. 제일 비싼 게 6달러(약 7천 원)니 사실은 굉장히 싸다. 주변의 일반 레스토랑에선 음식값을 12~22달러나 받는다.

야시장 한쪽엔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고, 다른 한쪽엔 공연을 위한 무대도 있다. 가수들이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면 무대 아래에서 식사하던 고객들이 삼바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차차차' 리듬과 비슷한데 보기만 해도 즐겁다.

흥이 많아 그런지 이 나라 사람들은 음악 소리만 나면 길을 가다가도 어디서든 갑자기 몸을 흔든다. 열심히 일하고 난 뒤 맛있는 음식을 흥겨운 음악과 함께 먹고 운동이나 춤을 즐기는 게 일상인 사람들. 많이 가졌든, 적게 가졌든 삶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의 삶이 너무도 풍성해 보였다.

배낭여행가 오현숙
배낭여행가 오현숙

오현숙 제공

오현숙

- 배낭여행가 / 여행작가 / 약 50개국 방문

- 저서 <꿈만 꿀까, 지금 떠날까> 등

- insumam42@ hanmail.net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