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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에 충격오나…이란원유거래 봉쇄로 시장 파장 우려

명백한 공급감소 요인…사우디·UAE 증산 여부가 관건
한·중·일·인도 타격 예상…미국제재 우려 대체물량 모색
"이젠 이란원유 수출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 제재강화 예고[제작 이태호,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이젠 이란원유 수출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 제재강화 예고[제작 이태호,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이란석유의 수출을 봉쇄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석유시장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예고됐다.

국제유가가 급변동하고 원유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결국에는 공급사슬의 변화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8개국에 부여한 이란산 원유·석유제품 수입유예 조치를 오는 5월 2일(현지시간)부로 끝내기로 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실제로 제재가 이처럼 강화된다면 미국 정부의 경고 시점 이후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형식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자금줄을 끊겠다는 입장이며, 이번 조치로 인해 이란산 원유는 국제원유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산 원유 수입하면 미국 달러금융망에서 배제"[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이란산 원유 수입하면 미국 달러금융망에서 배제"[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명백한 공급감소 요인…미국-사우디 약속이 변수

그런 맥락에서 미국 국무부의 방침이 전해지자 이날 가장 먼저 변화를 보인 것은 원유 선물가였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서(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급등하기 시작해 거의 6개월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의 생산량 감축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 상승세를 지속해왔으며 이날 이란제재 강화설은 유가의 또다른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작년 후반기에 곤두박질치던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채산성 제고를 위해 올해 초부터 감산에 들어감에 따라 상승해왔다.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다른 산유국인 리비아의 정정불안, 나이지리아의 송유관 폭발사고 등도 공급 측면에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가 계속 급격하게 오를지는 지켜볼 일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제재로 줄어드는 공급량만큼을 상쇄해주기로 미국에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동에 있는 미국의 두 동맹국들의 협조로 실제 공급량 부족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블룸버그는 사우디와 UAE의 독자행동 때문에 감산합의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감산합의 연장안을 두고 오는 6월 열리는 OPEC과의 회의에 앞서 감산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저유가가 자국 산업과 가정, 노동자들에 대한 감세와 마찬가지라는 지론에 따라 산유국들에 유가 하락을 위한 증산을 촉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효력을 갖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가 계속 둔화, 침체하면 오히려 수요 측면에서 유가를 끌어내리는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가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연합뉴스 자료사진]
유가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국·중국·일본·인도 등 직격탄 예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가 끝나면 일부 당사국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등은 일찌감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중국, 한국, 인도, 일본은 여전히 이란에 대한 의존도가 남아있는 만큼 혼선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제재 유예가 끝난 뒤 계속 이란과 원유나 석유제품을 거래했다가는 미국의 금융체계에서 배제되는 제재를 받을 우려가 있다.

블룸버그는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서 재정적자가 커지고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원론적인 악영향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규모를 볼 때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중국과 한국일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의 원유 운반선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이란산 석유를 가장 많이 선적한 국가는 하루 61만3천 배럴을 기록한 중국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하루 38만7천 배럴로 다음이었고 인도(25만8천 배럴), 일본(10만8천 배럴), 터키(9만7천 배럴)가 그 뒤를 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이 부여한 제재 유예분량을 따질 때도 중국은 하루 36만 배럴의 원유로 최대였다.

인도는 하루 30만 배럴의 원유, 한국은 하루 2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배정받았다. 일본과 터키가 면제받은 수입품과 그 양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수입유예 당사국들 타격받을 듯[정연주,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수입유예 당사국들 타격받을 듯[정연주,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미국 결정 앞두고 초조…결국엔 공급사슬 변화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 이들 지역에서 대형 석유업체들은 벌써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한화토탈의 예를 들어 이 업체가 이미 아프리카와 호주 같은 지역에서 대체 물량을 사들여 시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등 4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회사는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3곳이다.

블룸버그는 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기업들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이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일부 수입업체들은 이란 석유를 살 수 없게 됨에 따라 미국 셰일오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이란에서 콘덴세이트를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더 긴 운송 때문에 화물비용이 늘겠지만, 콘덴세이트는 미국산으로도 대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오일이 다른 국가들에서는 매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저유황 저밀도의 경질유(light sweet)인 까닭에 더 고유황 고밀도 중질유(heavy to medium sour)를 원하는 다른 국가들에서는 최선의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4/22 16: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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